앞으로 경찰 조사를 할 때 피해자와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이 동의하면 조서를 작성하는 모든 과정에서의 진술이 녹음된다.

경찰청은 이러한 내용의 '진술녹음제도'를 오는 26일부터 전국 경찰관서에서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수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진술녹음 대상은 영상녹화를 하지 않는 모든 사건이다.

경찰관서에서 조사를 받는 사건 관계인은 누구나 사전에 동의하면 진술 녹음을 할 수 있다. 경찰은 진술녹음을 하기 전 녹음의 취지와 용도, 폐기 등에 대해 설명한 후 동의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녹음된 파일은 암호화된 후 경찰청에 설치된 중앙서버로 전송돼 보관된다. 녹음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 파일은 검찰에 송치되지 않으며 진술자가 기억을 환기하거나 자신이 진술한 대로 조서에 기재됐는지,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만 사용된다. 사건 관계인 당사자나 변호인이 정보공개를 신청하면 녹음파일을 듣거나 녹취록을 볼 수 있다.

경찰은 진술녹음을 통한 조사 방식에 대해 사건 관계인 2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1.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경찰관 5554명에게 실시한 설문에서는 70.1%가 진술녹음제도 도입에 찬성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