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유기준
황교안 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3일 연임 의지를 밝힌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 ‘연임 불가’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임기가 끝나는 나 원내대표의 후임 원내대표 경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황 대표 주재로 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심의한 결과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결정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최고위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이미 의결한 사항이라 밝히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강석호
강석호
한국당 당규 24조 3항에 따르면 국회의원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일 경우 의원총회 결의를 거쳐 의원 임기가 끝날 때까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가 4일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의총을 소집한 것도 이 같은 당규에 근거해서다. 하지만 최고위 결정으로 나 원내대표는 오는 10일 임기를 마치게 됐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도 전화를 통해 이 같은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황 대표가 당직자 인선을 단행하는 등 사실상 ‘황교안 2기 체제’를 출범시킨 만큼 원내지도부도 함께 바꿔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지도부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황 대표는 회의 결과에 대해 “나 원내대표 임기가 (10일로) 끝나고, 원칙대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 등 지도부가 나 원내대표에 대해 불신임 결정을 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여야 협상 과정마다 교착 상태에 놓이는 등 나 원내대표의 대여 협상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최고위 도중 나온 나 원내대표는 쏟아지는 기자들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자리를 떴다.

다만 최고위가 선출직인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결정할 권한이 있는지를 놓고는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의원들이 뽑은 자리이기 때문에 의총에서 재신임을 묻는 과정을 거치는 게 맞다”며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최고위 의결이라는 ‘강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최고위 결정으로 후임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3선인 강석호 의원은 이날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겠다”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4선인 유기준 의원도 4일 오전 출마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