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말레이 '동방정책' 접목, FTA 등 협력확대로 시너지 효과 기대
文대통령, ICT·스마트시티 등 첨단분야 교류 강조…"할랄 산업 협력도 기뻐"
마하티르 총리 "말레이, 아랍 진출 교두보"…딸기재배 등 스마트팜·수소차도 관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75분간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마하티르 총리는 양국 협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면서 이를 반영해 수교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을 조화롭게 접목해 정책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공고히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아랍국가로 갈 수 있는 교두보"라며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삼아 교류의 폭을 더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양국의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는 데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간 협의해 온 성과를 기반으로 높은 수준의 상호 호혜적인 FTA 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양국 간 할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양국의 국제 할랄 콘퍼런스가 처음 개최되는 등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기쁘다"며 "할랄 산업 허브인 말레이시아와 서로 도움이 되는 협력사례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마하티르 총리도 "한국 기업의 할랄 산업 진출 시 인증 확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에 체결한 '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 MOU'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평가하고 전기차, 로봇공학 등 분야에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디지털정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이번에 체결한 '디지털정부협력 MOU'를 통해 말레이시아의 '공공 분야 ICT전략 2020'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스마트시티 MOU'에 따라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기본구상 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협력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양국 협력의 상징적이고 호혜적인 상생 모델이 되기를 기대했다.

또 "총리께서 이번 방한 중에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화학기업(페트로나스)이 발주한 해양플랜트 명명식에 참석하셨다고 들었다"며 에너지개발과 해양플랜트 및 조선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에 "조선 분야와 스마트시티 모두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협력 지평이 더 확대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한국의 딸기 맛을 높이 평가하며 "어떻게 해야 이렇게 맛있는 딸기를 재배할 수 있나.

한국에서 딸기 재배기술을 배워오면 가능한가"라고 묻는 등 한국 스마트팜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수소차 넥쏘를 직접 운전해봤다"며 "한국에선 운전대가 따뜻해지는 기능이 있던데, 고온의 말레이시아에서는 오히려 냉각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 부스를 돌아보며 로봇전시 부스 등에 특별한 관심을 나타내며 휴대전화로 전시물을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책,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등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계속해 견인할 것이며 이를 통해 대륙과 해양을 아울러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하티르 총리와 말레이시아 정부의 지지와 협조도 요청했다.

이에 마하티르 총리는 문 대통령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계속해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해 "한국의 뛰어난 영상·방송 기술 수준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 정상회담의 경우 회담장에 상대국 정상의 이름을 전통기법인 나전칠기 기법으로 새겨넣은 펜을 별도로 준비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옻칠 장식을 해서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깊은 인연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옻칠 위에는 빛깔이 영롱한 자개를 장식해 화려하게 빛나는 한국과 아세안의 현재와 미래를 담았다.

자개 조각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처럼 한국과 아세안의 신뢰와 존중도 해가 갈수록 쌓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