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나, 천재 첼리스트서 세계적 지휘자로…"넓은 음악세계 망원경으로 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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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헤임 심포니
첫 내한공연 이끄는 장한나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시작으로
부산·대구·익산 등 순회 무대
첫 내한공연 이끄는 장한나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시작으로
부산·대구·익산 등 순회 무대

25년 전 자기 키만 한 첼로를 들고나와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었던 소녀가 첼로가 아니라 지휘봉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110년의 역사를 지닌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서다. 2017년 트론헤임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장한나(36·사진)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14일 부산, 16일 대구, 17일 익산에서 지휘자로 관객을 만난다.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정상에 섰을 때 장한나는 열두 살이었다. 이후 첼리스트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미샤 마이스키, 로린 마젤 등 거장의 사랑을 받으며 주요 첼로 레퍼토리를 대부분 연주했다. 가는 곳마다 환호를 받았지만 그는 화려한 첼리스트로서의 삶에 안주하지 않았다. 지휘자로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섰다. 장한나는 11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위대한 작곡가들의 다양한 곡을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에 진학할 무렵부터 지휘를 생각했다”며 “악보를 며칠이고 뚫어지게 보니 눈과 귀가 열렸고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2007년 성남국제청소년관현악페스티벌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장한나는 2009~2014년 성남문화재단 기획으로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을 이끌었다. 2014년엔 카타르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BBC 프롬스 무대에 섰다. 2015년엔 영국 BBC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현재 최고의 여성 지휘자 19인’에 이름을 올렸다.
장한나가 트론헤임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레퍼토리는 말러 교향곡이다. 그동안 2, 5, 6, 7번을 선보였고 올 시즌 1, 3, 9번도 연주할 예정이다.
지휘봉이 아니라 첼로 활을 든 장한나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연주를 하려면 매일 6~7시간은 연습해야 합니다.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악보만 보는데 하루에 10시간이 금방 가요. 첼로는 내게 음악적 첫사랑이자 지휘자로서의 삶을 가능하게 해준 악기지만 ‘양다리’를 걸칠 순 없어요. 언젠가 다시 연주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지휘에 몰두할 겁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