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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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지표들이 경기순환상 '하강' 국면에 빠져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순환시계'의 10개 지표 중 절반 이상이 하강 국면에 속했고, 상승 국면인 지표는 없는 상태가 넉 달째 이어졌다.

정부는 최근 2017년 9월을 '경기 정점'으로 판정하며 이후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공식화했다. 더딘 회복으로 인해 이미 역대 3번째로 긴 기록을 세운 경기 하강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경기순환시계의 10대 지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지수, 소매판매액지수, 건설기성액, 취업자 수, 기업경기실사지수, 소비자기대지수 등 6개 지표가 '하강'에 위치했다.

'상승' 국면에 있는 지표는 아예 없었다. 광공업생산지수, 설비투자지수, 수출액, 수입액 등 4개 지표는 '회복' 국면에 위치했다.

다만 설비투자지수, 수출액, 수입액은 회복 면에 있어도 '추세선'을 밑돌고 있어 반등을 기대하기 아직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강에 위치한 6개 지표 중 서비스업생산지수, 건설기성액, 소비자기대기수 등 3개 지표는 6월에도 하강에 머무른 상태였다.

취업자 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는 6월에 회복 국면에 있다가 7월에 하강 국면으로 내려왔다. 소매판매액지수의 경우 6월 둔화 국면에 있다가 7월에 하강 국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기순환시계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상승-둔화-하강-회복' 등 4개 경기순환 국면 가운데 어디에 와 있는지를 네 개로 나눠진 좌표 평면상에서 시계처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로 통계청이 매달 작성한다.

지표들은 계절이나 불규칙 등의 변동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를 이용해 작성된다. 각 지표가 장기추세선을 웃돌면서 정점까지 올라가는 국면이 '상승'이다. 정점에서 장기 추세선까지 내려가는 국면이 '둔화'다.

장기추세선을 밑돌면서 저점까지 떨어지는 국면은 '하강', 저점에서 장기추세선까지 올라가는 국면은 '회복'으로 분류된다.

최근 6개월간 회복·상승 국면 및 둔화·하강 국면에 분포한 지표 수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지난 2월 총 10개 지표 가운데 6개는 하강, 3개는 회복, 1개는 상승 국면에 각각 분포해 있었다. 3~6월에도 하강에 5~7개 지표가 쏠려 있고 회복 국면에 있는 지표는 3~4개에 불과한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총 10개 지표 중에서 상승 국면에 있는 지표가 한 개도 없는 상태가 지난 4월부터 4개월째 계속됐다.

주요 지표별로 보면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3월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이후 그해 12월부터 8개월째 하강 국면이 지속됐다. 투자 부문 지표인 건설기성액도 작년 7월부터 13개월째 하강 국면에 머물렀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4~5월 둔화에 이어 6월엔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취업자 수도 지난 5월까지 회복 흐름을 보이다 6월부터 하강 국면으로 이동했다.

심리 지표인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올해 2~6월 회복 국면에 있다가 7월 하강 국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올해 1~3월 회복 흐름을 보이다 4월부터 하강 국면에 있다.

현재 경기 지표뿐 아니라 미리 경기를 알려주는 지표들도 우울한 모습이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7월에 선행종합지수 8대 항목 가운데 수출입물가비율을 제외한 7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도 구인·구직 비율을 제외한 7개 지표가 마이너스였다. 그 전후로는 2월에 5개, 3월에 4개, 4월에 3개, 6월에 5개 지표가 각각 전월 대비 감소였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반등할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당분간 경기 하강 국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통계청이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설정하면서 지난 8월까지 경기 하강 국면이 23개월째 이어져 역대 세 번째로 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현재로선 역대 최장 하강 기간인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 기록을 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