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미국 동포 코디.  웅진코웨이 제공
왼쪽부터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미국 동포 코디. 웅진코웨이 제공
‘코디’는 웅진코웨이가 1998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생활가전 제품의 렌털 관리 인력이다. ‘코웨이 레이디’의 약자로 이제는 소비자의 집안환경과 건강까지 고민하는 서비스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해외시장을 공략하면서 코디 시스템도 함께 수출된다. 나라별 특성과 문화에 따라 현지화된 코디의 활약상도 각양각색이다.

말레이시아는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곳이다. 4300여 명의 코디가 활동하는데 이들의 평균 연령은 32세다. 말레이시아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보다 평균 소득이 높아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웅진코웨이는 고용 창출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진출 초기엔 현지인이 렌털 관리에 대한 개념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코디 업무를 가정부가 하는 일로 여겨 가정을 방문한 코디가 무시받고 하대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3년차 코디인 파라 빈티 무함마드는 “말레이시아가 무슬림 국가여서 남자만 있는 가정을 여성 코디 혼자 방문하는 것이 힘들어 두 명씩 조를 이뤄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디 조직이 꾸려진 태국에선 120여 명의 코디가 등록돼 있다. 잘 웃고 낙천적인 태국인의 특성상 태국 코디들은 매일 아침 30분씩 즐겁게 체조와 게임을 하고 구호를 외치면서 신나게 업무를 시작한다. 교통 체증이 극심한 방콕 시내를 이동할 때 태국 코디들은 오토바이를 탄다. 워낙 길이 막혀 늦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정서가 있으나 웅진코웨이는 코디가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하도록 엄격한 교육을 해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미국 법인엔 200여 명의 코디가 있다. 전부 동포 한인들로 교민 지역이 주된 활동 무대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에게 ‘시간 활용이 자유롭고 일한 만큼 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다. 이민 사회 특성상 코디들이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고 다른 인종 및 미국 주류사회에까지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소비자를 만나기 때문에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 중국어 등을 구사하는 코디가 많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