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지하철·GTX 지하터널 공사, 엄격한 기준으로 안전하게 관리"
"건물 밀집한 도심에서는 진동·소음 우려 있지만, NATM공법 불가피"
[르포] 지하철 터널 발파에도 진동은 기준의 절반 이하 수준
"우리나라의 발파 진동 기준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높은 수준입니다.

지하철 공사장에서 발파 작업을 해도 차량 소리나 생활 소음에 묻혀 일반인들은 거의 느끼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진행한 '대곡∼소사 복선전철 지하 건설 현장 팸투어'에서 현장 설명을 맡은 김선홍 성진이엔씨 대표(공학박사)는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건설하는 광역급행철도(GTX) 공사 예정지 주민들이 지하터널 건설을 위한 발파와 이에 따른 진동을 우려한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놓은 답이었다.

김 대표는 이날 팸투어가 진행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4공구'의 경우 진동 관련 설계관리기준이 0.3㎝/sec이지만, 현장에서는 관리기준을 0.2㎝/sec로 더 높게 잡아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일 오후 4시 6분께 기자들은 팸투어 현장에서 20m가량 떨어진 지점의 지하 47m에서 진행한 다이너마이트 발파 작업을 모니터를 통해 지켜봤다.

현장을 비춘 모니터에 붉은빛이 번쩍하는 발파 순간을 지켜본 기자들은 "아주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라거나 "아예 진동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르포] 지하철 터널 발파에도 진동은 기준의 절반 이하 수준
발파 직후 진동 측정기에는 측정값이 '0.1㎝/sec'으로 기록됐다.

설계·현장 관리 기준보다 적은 진동이 발생한 것이다.

김 대표는 "안방에서 쿵 하고 뛰면 옆방에 있는 사람이 뛰면 느끼는 진동이 0.7㎝/sec 정도"라며 "이보다 7분의 1 수준의 진동이 발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오히려 발파 2∼3분 뒤 바로 옆에 있는 빌딩 신축 공사장에서 갑자기 들려온 '쾅' 소리에 깜짝 놀랐다.

현장 관계자는 "지하철 공사장 발파가 위험하고 또 소음과 진동이 크다고 우려하는 시민 중에 실제 지하철 공사장이 아닌 인근 건물 공사장의 소음·진동을 오해해 불안해하는 경우도 잦다"고 부연했다.

2공구 현장에서는 하루 2차례 발파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번 발파에 1.5m가량 전진하며 터널공간을 만들어 하루 3m 구간을 확보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터널 양쪽 끝에서 시작해 한쪽 끝에서 시작한 터널굴착이 끝난 상태였고, 다른 한쪽 끝의 굴착 공사도 30여m 남아 이달 안에 터널 관통이 가능하다고 했다.

발파에 따른 진동으로 싱크홀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있는 것 같다는 질문도 나왔다.

[르포] 지하철 터널 발파에도 진동은 기준의 절반 이하 수준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공사 전 시추를 통해 지하수 유입 가능성을 확인하고 사전에 시멘트 액체로 보강작업을 하며 지하수 유입을 최소화한다.

일반인들이 흔히 싱크홀로 부르는 것은 대부분 지반침하 현상으로. 노후 상·하수도 관로가 새면서 지반이 약해져 나타나는 것이지 지하철 터널 공사와 관련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곡∼소사 복선전철 4공구 현장에서는 'NATM' 공법으로 지하터널을 뚫고 있었다.

NATM 공법은 다수의 시공 경험을 통해 안정성과 경제성이 검증된 공법이다.

국내에서는 1982년 서울 지하철 4호선 퇴계로 2가 구간에 최초로 적용된 이후 고속도로, 철도, 상수도 등 도심·산악지역에서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암반 굴착 시 발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음·진동이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 발파 진동 규정은 문화재 등 정밀구조물의 경우 0.2㎝/sec으로 관리하고 있고 도심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이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기자들이 4공구에 앞서 참관한 서울 강서구 개화동 서울교통공사 방화차량기지 옆 '2공구' 현장에서는 'TBM' 공법을 적용하고 있었다.

TBM 공법은 굴착 단면에 맞는 대형 원형 굴착 기계를 사용해 터널을 뚫고 굴착된 부분은 터널 벽을 조립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NATM 공법과 비교하면 소음·진동 발생이 적어 도심지 공사에 유리하며 토사 지반에서 굴착속도가 빠르다.

[르포] 지하철 터널 발파에도 진동은 기준의 절반 이하 수준
다만, 초대형 장비를 지하로 넣어야 해 넓은 공사장이 필요해 건물이 밀집한 도심에서는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도심이 밀집된 대곡∼소사 2공구나 GTX 공사 현장에서는 TBM 공법 적용이 쉽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곡∼소사 현장이나 앞으로 진행할 GTX 공사 현장 모두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철저한 사후관리로 안전을 우려하는 시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대곡∼소사 복선전철 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대장동∼부천시 원미동 18.3㎞를 복선전철로 잇는 사업으로 지난 2016년 6월 착공해 2021년 6월 완공 목표다.

이를 통해 수도권 서북부지역 철도교통 편의가 증진될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