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하강식 폴 기반기술 응용한
드론스테이션 2021년 상용화

“혹시 드론스테이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김응욱 이스온 사장(59)은 기자와 마주앉자마자 드론스테이션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이스온은 경북 포항시에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보안업체다. 김 사장의 명함엔 ‘사장’이나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없다. 그 대신 ‘상상 리더’라는 타이틀이 있다. 그는 남들이 안 하는 분야에 도전해 이를 일궈내는 일을 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이스온이 미래 핵심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드론스테이션이다. 드론은 물건 배달에서 공중촬영 원격감시 등 사용처가 급속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비행시간이다. 배터리 용량에 제한이 있어 장시간 비행하기가 힘들다.

학창시절 공업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김 사장은 대우엔지니어링의 리비아 현장에서 근무하는 등 산업현장에서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했다. 30대에 벤처기업을 창업했지만 40대 초반 도산이라는 쓴맛을 보고 수년간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재기에 나선 것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재기지원 프로그램 덕분이다. 2014년 다시 창업해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스온은 사다리나 사다리차가 필요 없는 승·하강식 폴인 ‘아트폴’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최고 30m 높이에 설치하는 CC(폐쇄회로)TV용으로 쓸 수있는 시스템이다. 지상에서 이를 조립 설치한 뒤 엘리베이터 원리로 높은 곳으로 올려 보낸다. 사람이 올라갈 필요가 없다. 그는 “사람이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작업할 경우 안전사고가 생길 수 있고 작업 효율이 낮다”며 “더구나 요즘 직원들은 이런 극한작업을 꺼리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수리를 할 때도 CCTV를 지상으로 끌어내려 작업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몇 가지 특허를 갖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감시카메라는 물론 조명타워, 무선기지국, 무선중계장치 등 다양한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김 사장은 “해안감시를 할 때도 3~4m 안팎의 감시초소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것과 10~20m 높이의 폴 위에 이를 설치하는 것은 감시 범위가 다르다”며 “휴전선과 해안 감시 등 많은 곳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반기술을 응용해 개발 중인 게 드론스테이션이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제품인 이동식 영상감시장치는 CCTV가 모노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영상을 찍어 전송하는 무인 원격감시장치다. 공장이나 각종 작업현장에 설치해 위험 여부를 감시하는 장비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