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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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의 전통을 가진 서울 성동구 덕수고가 종로구 경기상고에 흡수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고 인기 하락과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교육청은 지난해 덕수고 이전·재배치 계획을 행정예고하며 특성화계열은 2023년까지 현재 자리에 남겨 운영한 뒤 이후 다른 특성화고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해 109년 전통을 지닌 덕수고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이 한 학교에 병존하는 '종합고'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른바 '고졸 신화'를 이룬 인사를 다수 배출했다.

그러나 특성화고 인기가 낮아지며 신입생 미달 사태가 지속됐다. 덕수고의 특성화계열 3학년은 196명이지만 올해 입학한 1학년은 129명에 그친다. 전체 5개과 가운데 2개과는 1학년이 20명을 밑돈다.

특성화고 신입생 미달사태는 일상이 됐다. 서울 70개 특성화고 중 절반이 넘는 38개교(54.3%)가 올해 신입생 모집 때 지원자가 모집정원에 미달됐다. 작년도 44개교가 미달사태를 겪었다.

신입생 미달사태가 반복되자 특성화고들은 지난 5월 교육청에 학급당 학생 수 기준(학생배치기준)을 '학급당 20명'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교육청은 이를 수용해 특성화고 학생배치기준을 현재 '학급당 24~26'명에서 '학급당 22~24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내년 신입생 모집정원은 올해(1만5천502명)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특성화고 신입생 미달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진학에 초점을 맞춘 일반고 선호현상이 여전하고 고졸 취업도 점차 어려워지는 탓이다.

학령인구도 감소 중이다. 1990년 228만4000여명에 달하던 고등학생은 작년 153만8000여명으로 약 75만명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학생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더 많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특성화고들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기에 추가 통폐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