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광주 광산구 단칸방에서 홀로 살고 있는 우모씨(79)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안감에 시달렸다. 지병으로 쓰러졌을 때 아무도 자신을 돌봐주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와 광주시청이 보급한 ‘치매·독거노인을 위한 사회안전망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 같은 걱정이 사라졌다. 한전이 지급한 스마트밴드를 착용하고 있으면 노인복지관 관계자들이 우씨의 심박 등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광산구 노인복지관의 생활관리사는 “담당하는 어르신만 30명이라 매일 찾아갈 수 없는 게 죄송스러웠다”며 “이제는 귀가 어두운 어르신들이 전화를 받지 못해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전이 광주시와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사업은 한전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인 ‘혁신을 통한 상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전은 지능형 전력계량 통신망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결합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광주시는 서비스 대상자 선정 및 관리를 맡는다. 서비스 이용료는 무료다. 전력사업을 위해 구축된 전력 인프라를 활용했기 때문에 한전 부담도 적다.
시스템 설계부터 제품 생산까지 각 단계에는 한전의 세심한 배려가 녹아들었다. 어르신들의 상태를 기기에서 받아 전송하는 AP(Access Point) 기계에 전자시계 기능을 넣은 게 대표적이다.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수시로 전원 코드를 뽑는 어르신들 습관 때문에 전원이 꺼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어르신들이 착용하는 기계는 최대한 경량화하고, 전기도 적게 소모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연구개발을 거쳐 아예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 건 물론이다.
현장 평가는 어떨까. 대상 어르신들과 사회복지사들은 ‘대성공’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전은 지역 사회 공헌은 물론 에너지 IoT 분야 실증 경험을 확보하고, 광주시는 사회 안전 분야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한전 직원들의 꼼꼼한 노력 덕분에 이런 결과가 가능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실제로 이용할 노인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 및 생활관리사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다”며 “광주시 스마트시티과 및 광산구 사회복지담당 공무원, 노인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 및 생활관리사와 개발 협력사가 모여 수차례 회의한 덕분에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한전은 소외된 이웃에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세상의 빛’을 선물한다는 목표로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사회안전망 서비스를 비롯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끊임없이 미비점을 보완하고 홍보할 계획”이라며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고, 따뜻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