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홍콩 경찰 강경진압 문제 삼아 최루탄 수출 중단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이 미국 정부에 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에 쓰이는 최루탄의 홍콩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조슈아 웡은 지난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의 주역이었다.

당시 그는 겨우 17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이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조슈아 웡은 전날 올린 트위터에서 "홍콩의 폭동 진압 경찰은 미국에서 만든 고무탄과 최루탄을 시민들과 주택가를 향해 쏘아대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시위 진압 장비의 홍콩 수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가 트위터에 사진을 올린 최루탄은 미국의 '넌리설 테크놀로지' 사가 만든 것이며, 고무탄은 미국 'ALS' 사가 만들었다.

조슈아 웡은 "일 년 전만 하더라도 홍콩 경찰이 이러한 극단적인 장비로 시민을 공격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며 "정부와 기업은 평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이러한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미국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감사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그가 미국 정부에 최루탄 등의 홍콩 수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해달라고 호소했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최근 성명을 내고 중국군의 홍콩 시위 개입 가능성을 비판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시민과 홍콩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에 대한 위협을 강력하고 공개적으로 비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 범민주 진영을 대표하는 활동가인 조슈아 웡이 미국 정부에 최루탄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홍콩 시위에 지지 입장을 나타내 온 미국 정부가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말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을 경찰이 강경 진압한 것을 비난하면서 최루탄 등의 홍콩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달 25일 의회에서 "홍콩에서 발생한 일은 중국이 향하려는 방향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며 "홍콩 정부에 경찰의 시위대 폭력진압 의혹에 대한 독립적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루탄 등 시위 진압 장비의 홍콩 수출 허가 발급을 중단했다면서, 조사를 통해 홍콩 시민의 인권과 자유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면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입법회 건물 주변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 수만 명을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 등으로 강경 진압하면서 81명이 다쳤으며, 이후 시위에서도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