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허리둘레 1㎝에 숨어있는 질병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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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둘레 클수록 대장 종양 발생률 높아…105㎝ 넘으면 건선위험 1.8배↑
BMI 정상 '올챙이배' 주의해야…지속적인 식사조절·운동 필요
비만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흔히 쓰이는 두 가지가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각각 분류된다.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인 데다 각종 질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평소 BMI 수치를 정상 범위에 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BMI가 전체적인 비만도를 가늠하는 잣대라면, 허리둘레는 복부 내장 지방의 위해성에 주목한 비만 지표다.
허리둘레 수치가 남자 90㎝(36인치), 여성 85㎝(34인치) 이상이면 각각 복부 비만으로 본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허리둘레는 일반적인 바지 치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보면, 복부비만을 가늠하기 위해 허리둘레를 잴 때는 양발을 25∼30㎝ 벌려 체중을 고루 분산시키고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줄자는 갈비뼈 가장 아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장골능) 중간부위를 지나야만 정확한 허리둘레를 잴 수 있다.
바지 허리띠가 지나는 부위보다 조금 위쪽인 셈이다.
또 피하지방이 많아 허리가 겹치는 경우에는 똑바로 선 상태에서 피하지방을 들어 올린 다음 측정하도록 WHO는 권고한다.
BMI와 허리둘레 수치는 서로 비례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BMI 수치에서는 비만이 아닌데도 유독 배가 볼록 나와 허리둘레 수치로는 비만인 '올챙이배'다.
'마른 비만'으로도 불리는 올챙이배는 중년층에서 흔히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BMI와 별도로 허리둘레 수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최근에는 허리둘레 수치가 비만일 경우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내과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근호에 BMI가 정상(18.5∼23㎏/㎡)이어도 허리둘레 수치가 클수록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6만3천67명(남 3만498명, 여 3만2천559명)을 대상으로 허리둘레 수치에 따른 남녀별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을 분석했다.
이 결과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별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은 평균 84㎝(82.1∼108.0㎝) 그룹이 18.7%로, 73.9㎝ 그룹(14.2%), 77.8㎝ 그룹(15.5%), 80.5㎝ 그룹(15.5%)보다 높았다.
이는 여성에서도 마찬가지로, 평균 허리둘레가 79.6㎝인 그룹의 대장 내 종양 발생률(11.5%)이 72.0㎝ 그룹(7.4%), 75.2㎝ 그룹(8.9%), 79.6㎝ 그룹(9.4%)을 상회했다.
연구팀은 "허리둘레 수치를 이용해 복부비만 여부를 가리는 게 BMI 수치보다 대장 내 종양 발생 위험도를 더 강력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이는 대장암 등에 영향을 미치는 비만 관련 대사 이상이 복부 내장지방에 기인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복부 비만이 건선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이지현, 한주희, 한경도)은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천263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BMI와 함께 허리둘레 수치가 건선 발병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피부과학저널(Journal of Dermat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건선 환자의 평균 허리둘레는 81.2㎝로 건강한 대조군의 79.99㎝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허리둘레가 105㎝ 이상인 경우 정상 허리둘레에 견줘 건선 위험도가 1.31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또 복부 비만인 남성은 BMI가 정상인 일지라도 건선 위험도가 1.18배 높았다.
이밖에 허리둘레가 5㎝ 증가할 때마다 사망위험률이 10% 이상 증가한다거나, 체중은 정상이면서 허리둘레만 비만인 경우 당뇨병·고혈압·고중성지방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발병 위험이 정상인보다 각각 2.1배, 1.4배, 1.7배, 1.2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따라서 BMI가 정상이거나 비만 전 단계라고 하더라도,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이면 동반 질환의 위험이 1단계 비만 환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게 대한비만학회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건강 관리를 위해 허리둘레를 줄이려면 필요 열량보다 적게 섭취함으로써 내장지방의 감소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량을 늘려 체지방을 연소시켜야 한다"면서 "장기적인 식사 조절과 지속적인 운동의 병행 없이는 허리둘레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꼭 기억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BMI 정상 '올챙이배' 주의해야…지속적인 식사조절·운동 필요
비만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흔히 쓰이는 두 가지가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각각 분류된다.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인 데다 각종 질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평소 BMI 수치를 정상 범위에 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BMI가 전체적인 비만도를 가늠하는 잣대라면, 허리둘레는 복부 내장 지방의 위해성에 주목한 비만 지표다.
허리둘레 수치가 남자 90㎝(36인치), 여성 85㎝(34인치) 이상이면 각각 복부 비만으로 본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허리둘레는 일반적인 바지 치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보면, 복부비만을 가늠하기 위해 허리둘레를 잴 때는 양발을 25∼30㎝ 벌려 체중을 고루 분산시키고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줄자는 갈비뼈 가장 아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장골능) 중간부위를 지나야만 정확한 허리둘레를 잴 수 있다.
바지 허리띠가 지나는 부위보다 조금 위쪽인 셈이다.
또 피하지방이 많아 허리가 겹치는 경우에는 똑바로 선 상태에서 피하지방을 들어 올린 다음 측정하도록 WHO는 권고한다.
BMI와 허리둘레 수치는 서로 비례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BMI 수치에서는 비만이 아닌데도 유독 배가 볼록 나와 허리둘레 수치로는 비만인 '올챙이배'다.
'마른 비만'으로도 불리는 올챙이배는 중년층에서 흔히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BMI와 별도로 허리둘레 수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최근에는 허리둘레 수치가 비만일 경우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내과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근호에 BMI가 정상(18.5∼23㎏/㎡)이어도 허리둘레 수치가 클수록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6만3천67명(남 3만498명, 여 3만2천559명)을 대상으로 허리둘레 수치에 따른 남녀별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을 분석했다.
이 결과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별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은 평균 84㎝(82.1∼108.0㎝) 그룹이 18.7%로, 73.9㎝ 그룹(14.2%), 77.8㎝ 그룹(15.5%), 80.5㎝ 그룹(15.5%)보다 높았다.
이는 여성에서도 마찬가지로, 평균 허리둘레가 79.6㎝인 그룹의 대장 내 종양 발생률(11.5%)이 72.0㎝ 그룹(7.4%), 75.2㎝ 그룹(8.9%), 79.6㎝ 그룹(9.4%)을 상회했다.
연구팀은 "허리둘레 수치를 이용해 복부비만 여부를 가리는 게 BMI 수치보다 대장 내 종양 발생 위험도를 더 강력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이는 대장암 등에 영향을 미치는 비만 관련 대사 이상이 복부 내장지방에 기인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복부 비만이 건선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이지현, 한주희, 한경도)은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천263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BMI와 함께 허리둘레 수치가 건선 발병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피부과학저널(Journal of Dermat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건선 환자의 평균 허리둘레는 81.2㎝로 건강한 대조군의 79.99㎝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허리둘레가 105㎝ 이상인 경우 정상 허리둘레에 견줘 건선 위험도가 1.31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또 복부 비만인 남성은 BMI가 정상인 일지라도 건선 위험도가 1.18배 높았다.
이밖에 허리둘레가 5㎝ 증가할 때마다 사망위험률이 10% 이상 증가한다거나, 체중은 정상이면서 허리둘레만 비만인 경우 당뇨병·고혈압·고중성지방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발병 위험이 정상인보다 각각 2.1배, 1.4배, 1.7배, 1.2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따라서 BMI가 정상이거나 비만 전 단계라고 하더라도,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이면 동반 질환의 위험이 1단계 비만 환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게 대한비만학회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건강 관리를 위해 허리둘레를 줄이려면 필요 열량보다 적게 섭취함으로써 내장지방의 감소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량을 늘려 체지방을 연소시켜야 한다"면서 "장기적인 식사 조절과 지속적인 운동의 병행 없이는 허리둘레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꼭 기억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