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 광둥성 선전(深천<土+川>)시와 가까운 홍콩 셩슈이에서 진행된 '셩수이를 되찾자' 행진에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4천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진은 오후 3시30분(현지시간)께 시작됐으며, 시위대는 보따리상 무역과 관련된 상점을 지나면서 문을 닫으라고 소리쳤다.
중국 보따리상은 홍콩에서 산 면세품을 중국 본토에 되파는 등의 방식으로 이득을 얻는데, 당국이 이들의 탈세에 눈 감고 있다는 것이 시위대 주장이다.
또 보따리상 무역으로 상점 임대료가 오르고 공공 위생이 나빠지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시위대는 선전 주민에게 발급되는 한달짜리 홍콩 비자 폐지 등 6가지 조건을 당국에 요구했다.
행진 경로에 있는 점포 상당수는 가게 문을 닫았고, 당국은 경찰 150명을 현장 배치하고 폭동진압 경찰 700명을 대기시켰다. 이러한 가운데 행진이 끝난 직후인 오후 5시께 셩수이 지하철역 인근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SCMP는 경찰들이 다수의 시위대에 의해 둘러싸였다면서, 경찰이 경찰봉을 휘두르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해산하려 했지만 수적 열세로 후퇴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경찰들을 둘러싸고 우산 등으로 찔렀고, 경찰 배지를 착용하지 않은 데 대해 항의하며 감정이 격해지기도 했다.
폭동진압 경찰이 도착해 시위대를 해산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과 경찰 최소 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위대가 정체불명의 가루를 기자와 취재진에게 뿌렸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폭력행위가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CMP는 오후 7시께 상황이 진정된 후에도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보따리상 무역 관련 상점 쪽으로 밀어 점포 문을 막는 방식으로 영업을 방해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는 14일에서도 샤틴 지역에서 약 1만명이 참여하는 송환법 반대 행진이 벌어질 예정이다.
홍콩 당국은 14일 시위로 인근 정부 건물이나 경찰서, 쇼핑몰, 지하철역과 버스환승센터 등이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진행했으며 현장에 경찰 2천명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은 다음 주 일요일(21일) 입법회 부근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홍콩 정부가 추진했던 송환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시위가 이어졌고 람 장관이 '송환법이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