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한국 집중할 건 첫째도 둘째도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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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예방해 제언
이재용 부회장 등과 만찬도
이재용 부회장 등과 만찬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이 인터넷 강국의 경험을 살려 인공지능(AI)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 회장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정책·투자·예산 등 각 분야에서 전폭적인 AI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가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AI 분야에서 늦게 출발했을 수 있지만 강점도 많다”며 손 회장에게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한국 AI 분야에 투자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흔쾌히 “I will!(그러겠다)”이라고 화답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만남은 손 회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특정 외국 기업 대표와 마주한 것은 지난 3월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이후 두 번째다. 두 차례 모두 혁신성장과 관련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손 회장은 예방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 총수들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손정의 "대통령이 비전 갖고 방향 잡아야 혁신성장 성공"
문재인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만남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1시간30분가량 이어졌다. 대화 주제도 인공지능(AI) 등 혁신성장과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4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접견 행사 사회를 맡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중 한 분인 손정의 회장을 모시고 한국 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정부의 핵심 경제축인 ‘혁신성장’의 성과가 더딘 상황에서 손 회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보완책을 세우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 재임 당시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온라인게임 산업 육성을 조언했다”며 “그것이 당시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손 회장은 1997년 김 전 대통령과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2년이 흘러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초고속 인터넷’ 대신 ‘AI’ 분야 육성을 위해 한국 정부가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지만 한 발 한 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 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손 회장은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는 차량공유 기업 우버의 최대 투자자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기업인 그랩, 영국 반도체 기업 ARM 등에 투자하고 있다.
손 회장은 청와대 예방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만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은 AI와 5세대(5G) 이동통신 등 글로벌 첨단 기술 트렌드를 협의하기 위해 손 회장이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이 부회장 등 국내 기업인들이 흔쾌히 동의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이 100조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간판 대기업과 공동 투자에 나서거나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의견도 자연스럽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재원/고재연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손 회장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정책·투자·예산 등 각 분야에서 전폭적인 AI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가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AI 분야에서 늦게 출발했을 수 있지만 강점도 많다”며 손 회장에게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한국 AI 분야에 투자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흔쾌히 “I will!(그러겠다)”이라고 화답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만남은 손 회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특정 외국 기업 대표와 마주한 것은 지난 3월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이후 두 번째다. 두 차례 모두 혁신성장과 관련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손 회장은 예방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 총수들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손정의 "대통령이 비전 갖고 방향 잡아야 혁신성장 성공"
문재인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만남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1시간30분가량 이어졌다. 대화 주제도 인공지능(AI) 등 혁신성장과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4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접견 행사 사회를 맡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중 한 분인 손정의 회장을 모시고 한국 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정부의 핵심 경제축인 ‘혁신성장’의 성과가 더딘 상황에서 손 회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보완책을 세우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 재임 당시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온라인게임 산업 육성을 조언했다”며 “그것이 당시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손 회장은 1997년 김 전 대통령과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2년이 흘러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초고속 인터넷’ 대신 ‘AI’ 분야 육성을 위해 한국 정부가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지만 한 발 한 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 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손 회장은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는 차량공유 기업 우버의 최대 투자자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기업인 그랩, 영국 반도체 기업 ARM 등에 투자하고 있다.
손 회장은 청와대 예방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만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은 AI와 5세대(5G) 이동통신 등 글로벌 첨단 기술 트렌드를 협의하기 위해 손 회장이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이 부회장 등 국내 기업인들이 흔쾌히 동의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이 100조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간판 대기업과 공동 투자에 나서거나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의견도 자연스럽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재원/고재연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