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선보인 소형 SUV 베리 뉴 티볼리
쌍용차가 선보인 소형 SUV 베리 뉴 티볼리
첫 차를 구입하는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전문 리서치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생애 첫 차 구입자 평균 연령은 2017년 기준 36세로 집계됐다. 2012년 33세 수준이던 평균 연령이 높아진 것은 취업난과 학자금 대출, 늦어진 결혼 등 영향으로 자동차에 관심을 두는 시기 자체가 늦춰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높아진 취업 문턱을 넘고 쌓여있는 대출금을 상환하는 상황에서 자동차에 눈길을 두기 시작했다면 가성비와 가심비를 만족할 현명한 결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면허는 있지만 운전은 하지 않는 장롱면허 보유자들 역시 최근 자율주행기능의 발전 동향이 주된 관심사다. 오세성의 첫차픽은 첫차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운전에 익숙하지 않거나, 자금에 여유가 많지 않은 이들을 위해 가성비와 가심비, 기술에 초점을 맞춰 차량들을 분석한다.


◇가성비와 자율주행기능 갖춘 베리 뉴 티볼리

첫 차 구매자는 운전이 쉬운 작은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2017년 첫 차 구매자의 71%는 준중형 이하 승용차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선택했다. 큰 차는 약간의 운전 미숙으로도 차선을 넘어가는가 하면 주차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작은 차는 운전에 서툴더라도 차선을 유지하거나 주차를 하는 등에서 비교적 수월한 탓이다.

특히 소형 SUV 선호도는 5년 사이 7%에서 25%로 급상승했는데, 이 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쌍용차가 최근 티볼리의 부분변경 모델 베리 뉴 티볼리를 내놨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1678만~2532만원(개별소비세 30% 인하 기준)으로 책정됐다. 첫 차 평균 구입가격이 2801만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주행 성능도 준수하다. 차가 작으니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지만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만큼 잘 나간다. 고속에서도 진동이나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소음도 심하지 않았다. 제동 역시 빠르고 안정적이었다.
베리 뉴 티볼리는 차선을 인식해 차량 조향을 제어한다.
베리 뉴 티볼리는 차선을 인식해 차량 조향을 제어한다.
운전에 자신 없는 이들을 위한 자율주행기술도 티볼리의 강점이다.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딥 컨트롤 패키지를 선택하면 전방 추돌경보 시스템(FCWS), 차선 유지보조 시스템(LKAS), 안전거리 경보(SDA), 앞차 출발 알림(FVSA), 후측방 접근 충돌방지 보조시스템(RCTAi)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운전대만 잡고 있으면 출발할 시점, 감속할 시기 등을 알려주고 차로 가운데를 유지하며 달리도록 차량이 보조해준다는 의미다. 차선을 넘어가거나 차선 변경을 잘못해 사고가 날 우려는 크게 덜어진 것.

◇가심비 결정짓는 디테일은 아쉬워

티볼리의 딥 컨트롤 패키지는 2000만원대 트림을 구매할 때만 선택할 수 있다. 사각지대 감지시스템, 차선변경 경보시스템 등 일부라도 기본 적용된 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차선 유지보조 시스템의 경우 개입 강도가 강한 점도 문제다. 시스템이 설정한 것과 동일하게 핸들을 움직인다면 매우 가벼운 조향감을 느낄 수 있지만, 사소한 차이라도 발생한다면 핸들이 갑자기 무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시스템에 따라 운전한다면 운전자의 개성을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차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다소 여유를 두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소형 SUV 베리 뉴 티볼리의 실내 인테리어.
소형 SUV 베리 뉴 티볼리의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모던과 심플을 콘셉트로 잡았지만 센터페시아는 다소 예외로 느껴진다. 특히 에어컨 송풍구와 내비게이터 부위 디자인에서는 상용차를 보는 것 같은 투박함이 묻어났다.

소형 SUV는 주로 1인 또는 2인이 탑승한다. 때문에 쌍용차도 뒷좌석 2열을 폴딩해 원하는 대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면 앞좌석 시트에는 더 힘을 줘도 좋지 않았을까. 쌍용차가 옵션으로 제공하는 최고급 가죽시트에서도 티볼리만의 특별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소비자가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외장에 투톤 컬러를 적용하는 만큼 시트 옵션에도 티볼리만의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는 과감함이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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