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배고픈 아이는 정치 몰라"…대북 인도적 지원 강조
“한반도 정세 소강국면…협상 재개 위해 다양한 노력”
정부 고위 관계자 “4차 남북회담, 실무형으로 추진”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4년 에티오피아 식량지원 당시 했던 말인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알지 못한다’를 인용하며 이 같이 말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에도 인도적 지원단체의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선 “의견을 수렴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실무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을 준비해 나가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자금 800만달러 공여, 직접 지원 방식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수용 의사를 정식으로 타진하진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현재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전체 정세를 보면 일종의 소강 국면이라 할 수 있지만 또 협상의 재개를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또 “한·미 양국은 일종의 상황 관리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있고, 협상 재개를 위해서 다양한 의견 수렴도 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 후 절차와 향후 남북정상회담 재개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조율이라고 본다면 형식보단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2차 판문점 정상회담처럼 한다면 굳이 특사 파견이나 고위급 회담을 사전에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일부는 ‘물 위’를 담당하고 있어 ‘물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물 위’와 ‘물밑’은 따로 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형으로 판문점 등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이 성사될 때까지 승인 건이 유효한가’란 질문에 “융통성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방북 승인은 일종의 오픈티켓 같은 것이며 유효기간이 있다”며 “현재는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방북 성사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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