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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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택시호출 서비스로 한국에 재진출한 우버가 고전하고 있다. 카카오T, 티맵 등 국내 유사 사업자가 선점하는 바람에 힘을 못 쓰고 있다. 당장은 국내 사업자로 쏠린 택시기사들을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카카오T의 1%에도 못 미쳐

15일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지도·내비게이션 분야 내 우버 앱(응용 프로그램) 인기순위는 25위에 그쳤다. 이 분야 1위는 카카오T, 5위는 쏘카, 12위는 티맵택시다.

우버는 지난달 2일 서울 전역에서 이용이 가능한 택시호출 서비스로 국내 시장에 재도전했다. 승차공유 서비스로 2013년 진출했다가 2년 만에 택시업계의 반발에 밀려 철수한 지 4년여 만이다.

돌아온 우버 택시…카카오T "신경 안 써"
택시기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미 카카오T와 티맵이 장악한 터다. 카카오T 가입 택시는 약 24만 대, 티맵 가입 택시는 약 18만 대에 이른다.

택시조합 관계자는 “카카오T와 티맵에 익숙해진 기사가 많아 우버는 외면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우버가 택시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기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덧붙였다.

우버코리아는 우버 가입 택시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택시업계에서는 우버 이용기사를 약 1000~2000대 수준으로 추정한다. 카카오T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우버는 이용고객 대상으로 첫 탑승 시 택시비의 50%를, 두 번째 탑승 시 2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등록된 택시 대수 자체가 적어서다.

이렇다 보니 카카오T나 티맵 등은 우버의 재진출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카카오 관계자는 “우버 영업 동향과 관련해 특별한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가 향후 한국 내 사업모델을 승차공유 서비스로 전환한다 해도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이 시장 역시 쏘카와 풀러스 등이 선점하고 있다. 우버 사업모델 자체의 한계도 지적된다.

미국 시장조사매체 CB인사이트는 우버의 사업모델을 두고 “비용만 많이들 뿐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고 혹평했다. 우버는 지난 10일 미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후 이틀간 17% 급락했다.

법인택시 영업이 관건

우버의 성공 여부는 법인택시 사업자 영입에 달려 있다. 법인 기사들을 대상으로 우버 가입을 독려한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다. 우버코리아는 현재 법인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특별한 마케팅을 하고 있지 않다.

우버를 이용하는 택시기사 대다수는 개인택시 사업자다. 자발적으로 우버 앱을 설치하고, 택시 호출을 받고 있다. 우버를 이용하는 개인택시 기사가 새 개인택시 기사를 영입할 때마다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긴 했으나 큰 효과는 없다는 평가가 많다. 상당수 택시기사가 카카오T, 티맵을 이용하고 있어 추가로 우버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버코리아는 향후 개인택시 사업자 대상 마케팅을 확대하는 한편 법인택시 사업자 대상으로도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T와 티맵도 사업 초기엔 법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각종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여서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법인택시 기사는 10만4313명, 개인택시 기사는 16만4785명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