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 네이버 '통번역 서비스' 이용자 수 구글 추월
파파고가 국내 사용자 수 기준으로 구글의 통·번역 서비스를 앞질렀다. 통·번역 결과물의 품질을 대폭 개선해 얻은 성과다. 하지만 통·번역이 가능한 언어 수 등에서는 구글 번역이 여전히 우세하다. 두 업체 번역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국내 앱(응용프로그램) 기준 파파고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작년 8월 453만8046명을 기록하며 구글 통·번역 앱(431만7058명)을 넘어섰다. 올 들어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 3월 파파고 이용자 수는 565만4592명으로 구글(473만1492명)보다 100만 명 가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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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브라우저 기준 사용자는 구글이 여전히 더 많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3월 기준 구글 번역 서비스 이용자 수는 247만423명으로 집계됐다. 파파고(164만4495명)보다 80만 명 이상 많다. 다만 추세를 보면 구글은 이용자 수가 줄었지만 파파고 이용자 수는 늘었다. 앱애니와 코리안클릭은 표본조사를 통해 이용자 수를 추정했다.

파파고 이용자 증가는 통·번역 품질이 개선되면서 나온 결과다. 파파고를 이끌고 있는 신중휘 네이버 리더는 “파파고는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규모의 한글 데이터와 이에 최적화된 학습법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번역 품질의 고도화를 이뤄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문장을 통째 번역하는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 기술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주력해왔다. 기존 방식은 단어 단위로 번역해 문장을 완성한다. 반면 NMT는 문장 전체를 보고 번역의 방향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 ‘나를 말리지마’를 영어로 번역하면 구글은 ‘Do not let me dry up’이라고 내놓는다. 어색한 결과물이다. 파파고는 ‘Don’t stop me’라고 번역한다.

네이버는 지난 1월 파파고에 높임말 번역 기능도 도입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고유의 높임말 체계를 갖춘 한국어 특성을 반영해 ‘나→저’, ‘너→당신’, ‘~했다→~했습니다’ 식으로 번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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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번역 결과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를 다룬 외신(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를 네이버 파파고와 구글에서 번역해 보면 파파고의 결과물이 더 자연스러웠다.

예를 들어 ‘The biggest test of SoftBank founder Masayoshi Son’s audacious strategy starts tomorrow, when Uber goes public’이라는 대목을 파파고는 ‘소프트뱅크 창업주 손 마사요시의 대담한 전략의 최대 시험대는 우버가 공개되는 내일부터 시작됩니다’라고 번역했다. 구글은 같은 내용을 ‘SoftBank 설립자 Masayoshi Son의 대담한 전략의 가장 큰 시험은 Uber가 공개될 때부터 시작됩니다’라고 옮겼다. 파파고는 ‘test’를 ‘시험대’라고 표현하는 등 맥락에 더 자연스럽게 번역했다.

하지만 번역 가능 언어 수에서는 구글이 압도적이다. 구글로 번역 가능한 언어는 103개에 달한다. 파파고는 한국어를 포함해 14개 언어를 지원하다. 번역 지원 기능도 구글이 더욱 다양하다. 구글 앱은 이용자가 직접 손으로 쓴 필기 내용도 번역해준다. 웹 버전에서는 각종 문서 파일에 대한 번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