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 계획은
이선호 부장 승계위한 물밑작업"
CJ그룹 3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사진)이 처음으로 지주회사인 CJ 지분을 확보하기로 하면서 승계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그룹 계열사 가운데 이 부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키우고, 지주사인 CJ의 배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추가 승계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부장은 이재현 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후 지주사인 CJ의 자기주식을 분할되는 IT 법인의 주주들에게 교부, IT 법인을 100% 자회사로 만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연말까지 이 작업을 마무리하면 이 부장은 CJ 지분 2.25%(보통주와 우선주 합계 기준)를 확보하게 된다. 그는 지난해 2조3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 주주(지분율 17.97%)다.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분할 신설회사인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 제고 작업도 서두를 것으로 내다봤다. CJ올리브영은 인적분할하기 때문에 이 부장은 CJ올리브영 지분 17.97%를 갖게 된다. 이 부장이 유의미한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계열사다.
그룹은 CJ올리브영의 글로벌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투자 유치 및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014년 CJ시스템즈와 합병 5년 만에 다시 독립하는 CJ올리브영을 더욱 키워 이 부장의 지분 가치를 극대화하거나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분할 시 전제가 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6600억원 수준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부장의 지분율이 높은 CJ올리브영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5년 말 이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 등에게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의 증여를 마쳤고, 그 결과 회사는 그룹 승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주사인 CJ가 지난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신형우선주(주당 0.15주 배당)를 배당한 이유도 이 부장의 승계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신형우선주 보유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대신 보통주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을 권리를 지닌다. 발행 후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1990년생으로 아직 20대 후반인 이 부장이 이 신형우선주를 확보한 뒤 30대 후반에 접어들 때 보통주로 바꾸면 의결권을 강화할 수 있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 부장이 신형우선주를 매집하거나 부친인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아 승계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CJ의 최대주주인 이 회장은 신형우선주 184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CJ가 적극적으로 현금·주식 배당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CJ는 최근 2년 동안 보통주 한 주당 1450원을 배당했다. 같은 수준의 배당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이 부장은 올해 현금배당으로 약 12억원을 챙길 수 있다. 현금은 지분 확대나 증여에 따른 세금 납부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
이고운/김진성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