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BA≠이직보증수표
가성비 좋은 국내 MBA가 뜬다
몸값 높이기 골든패스 MBA
이제는 얘기가 달라졌다. 한국 사회도 ‘고스펙’ 사회가 되면서 해외 MBA 학위만으로 남부럽지 않은 좋은 일자리를 얻기가 어려워졌다. 10년여에 걸친 학습효과를 통해 기업들은 해외 MBA 출신도 업무 능력은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기업들은 MBA 출신들이 무엇을 공부했는지, 그리고 어떤 분야에 강점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 사람을 뽑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최근 몇 년 새 국내 대학 MBA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해외 MBA=이직의 보증수표’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MBA 지원생들이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직장인들 입장에서 해외 MBA는 일과 학업의 병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MBA는 상당수 대학이 직장인들을 위한 ‘야간반’ 또는 ‘주말반’을 개설해놓고 있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다닐 수 있다. MBA를 이수하는 데 들어가는 학비도 국내 MBA는 해외 MBA의 3분의 1 수준이다.
인맥 형성의 내실면에서도 국내 MBA가 해외 MBA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해외 MBA는 졸업생 대부분이 미국에 남거나 자신들의 고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MBA 과정을 마친 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MBA의 수준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것도 국내 MBA가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 지역 주요 대학 중 상당수가 해외 대학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복수(국내 대학+해외 대학) 학위 취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수진도 상당 부분 해외 전문가로 채우고 있다. 또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직장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MBA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은 국내 대학 중 가장 세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한양 MBA, 프로페셔널 MBA, 인터내셔널 MBA 등 3개 교육과정에서 18개 세부 전공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한양 MBA는 미래 최고경영자(CEO) 양성을 목표로 설계됐다. 조직인사, 회계, 재무금융, 글로벌 비즈니스 등 CEO들이 알아야 할 다양한 분야를 가르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와 핀란드 알토대가 공동 운영하는 ‘알토대 EMBA’ 프로그램은 국내에 개설된 EMBA 중 유일하게 졸업생 전원이 국내와 유럽 명문대 정규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수업이 주말에만 진행돼 평일에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국내 최초로 전일제 MBA 과정을 도입한 KAIST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에 특화된 과정인 테크노MBA와 정보미디어MBA, 금융 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한 금융MBA, 직장인 맞춤형 과정인 야간 프로페셔널MBA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대 MBA는 실무에 특화된 CAU리더MBA(야간·토요일 전일제)와 다양한 외국인 학생과 함께 수업하는 글로벌MBA(풀타임)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글로벌 MBA는 전체 학생의 절반가량이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워져 있어 학생들에게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