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무선 이어폰 열풍에 동참했다. 자사의 인공지능(AI) 알렉사를 적용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을 선점한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 버즈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무선 이어폰을 이르면 올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어팟처럼 선이 없는 ‘코드리스’ 형태 제품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알렉사를 호출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음악 재생, 날씨 확인부터 아마존 내 상품구매 기능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제품 개발은 아마존의 하드웨어 연구개발(R&D) 부서인 랩(Lab)126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랩126은 전자책 단말기 아마존 킨들, AI 스피커 아마존 에코 등을 개발해온 아마존의 핵심 R&D 부서다. 그만큼 아마존이 무선 이어폰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다.

무선 이어폰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은 2021년 270억달러(약 30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마존이 시장을 파고들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물론 화웨이, 샤오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미 경쟁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에어팟을 앞세워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지난해 판매량을 3500만 대로 추정했다. 작년 글로벌 무선 이어폰 판매량(4600만 대)의 76%에 달했다. 애플은 지난달 무선 충전기능까지 더한 에어팟 2세대를 출시하며 기세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 버즈를 에어팟의 대항마로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무선 이어폰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알렉사가 대다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구글, 애플의 AI 비서와 달리 알렉사를 별도로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해 번거로울 수 있다. “이는(번거로운 설치는) 음성 AI 분야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려는 아마존에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