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ㅣ'미성년' 우리가 몰랐던 신인감독 김윤석의 섬세함과 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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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석의 영화 연출 데뷔작 '미성년'
영화 '미성년'은 도입부부터 파격적이다. 고등학생인 주리(김혜준 분)는 학원도 땡땡이치고 아빠 대원(김윤석 분)의 회식 장소를 몰래 찾아갔다. 그곳은 대원의 불륜녀 미희(김소진 분)가 운영하는 오리요리 전문점이다. 미희는 주리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에 재학 중인 윤아(박세진 분)의 엄마이기도 하다.
아빠와 친구의 엄마가 바람 핀 사실을 알게 된 딸은 어떻게 행동할까. 주리는 윤아에게 "너희 엄마 때문에 그렇다"고 책망했다. 윤아는 그런 주리가 미웠고, 결국 주리의 휴대전화로 온 그의 엄마 영주(염정아 분)의 전화에 "우리 엄마가 당신 남편과 바람을 피워서 임신까지 했다"고 폭탄 발언을 퍼부었다.
이 모든 사건이 시작 후 10여 분 만에 발생한 것. 불륜이 알려졌을 때 당사자들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미성년'은 그 사람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살피는 영화다.
사건의 도입부터 해결까지 모두 전개 과정에 주리와 윤아가 있다. 극 중 나이는 17살. 아직 성년이 아니기에 다소 서툴긴 하다. 감정이 앞서면서 학교에서 강화유리 창문을 깨트릴 정도로 머리끄덩이를 잡고 치고받고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성숙한 의식을 갖고 상황에 대처한다. 진정한 주인공들이다.
이 모든 관계 설정과 연출이 신인 감독 김윤석에 의해서 이뤄졌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 연극 연출을 했던 김윤석은 음악이나 미쟝센에 욕심내지 않고 이야기와 연기라는 영화의 기본에 집중했다. "사고는 어른들이 치고, 수습은 아이들이 하는 설정이 독특했다"면서 원작 연극을 보고 연출을 결심한 김윤석은 각본 작업부터 연출, 배우 출연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그리고 꼬박 5년을 매달려 '미성년' 완성본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존재감은 가장 작다. 김윤석은 "그래서 캐스팅하기 힘들었고, 대원에 대한 분노가 4명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할 수준이 되면 안 됐기 때문에 그 중심을 맞추기 위해 제가 연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윤석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그리고 '미성년' 곳곳에서 숨 쉬는 김윤석식 유머는 상영 내내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불륜을 미화하거나 희화화하지 않으면서도 세밀하게 캐릭터들의 감정을 끌어내는 것에 대해 염정아는 "감독님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보니 저희가 놓친 사소한 감정도 다 짚어주셨다"고 전했다.
반짝이는 신인배우들의 활약,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 여기에 신인배우 김윤석의 패기 넘치는 열정까지 더해지면서 '미성년'은 96분 러닝타임을 '순삭'하게 만든다. 11일 개봉. 15세 관람가.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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