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 등이 연루된 ‘버닝썬 게이트’를 계기로 경찰이 대대적인 마약범죄 단속에 나선 가운데 집중단속 한 달간 500명 넘는 마약사범이 검거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25일부터 ‘마약류 등 약물이용 범죄’ 집중단속을 벌여 한 달 동안 마약류사범 523명을 검거하고 216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93명)과 비교해 약 30% 가량 늘어난 수치다. 구속 건수 역시 지난해(128명)에 비해 65% 폭증했다. 유형별로는 마약을 투약·튜포한 마약류사범이 511명(구속 211명)에 달했다. 2·3차 범죄인 약물 이용 의심 성범죄사범 및 약물 피해 관련 불법촬영물 유포사범은 12명 검거, 5명이 구속됐다.

인터넷을 통한 판매나 구입이 25%(13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클럽 등 유흥업소 7%(36명) △의료용 마약류 사범 3%(17명) 순이다. 특히 클럽 등 마약사범 36명 가운데 7명은 구속됐다. 현재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 버닝썬 아레나 등 서울 강남지역 클럽과 연루된 마약류 사범만 28명에 달한다.

이번 단속과정에서는 충북 청주에서는 내기 골프를 하면서 상대방의 커피에 필로폰을 타서 마시게 한 뒤 540만원을 편취한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북청 마약수사대는 외국인에게 이른바 ‘물뽕’(GHB) 4ℓ를 8000만원에 구입한 뒤 2개월간 400㎖(800만원 상당)를 유통한 판매총책과 구매자 등 피의자 5명 검거해 1명 구속했다.

단순 마약 단속뿐 아니라 약물 피해 관련 불법촬영물 및 판매광고 등 인터넷 불법게시물 차단·삭제 작업도 병행 중이다. 현재 불법촬영물 46건, 판매광고 107건 등 총 153건의 불법게시물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삭제·차단 조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 조직의 명운을 걸고 비상한 각오로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 집중단속에 임하고 있다”며 “단순투약사범뿐만 아니라 판매·유통 등 윗선을 추적 검거하고 불법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는 등 엄정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