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직업계고 출신 선배들이 21일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행사장에서 후배들에게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직업계고 출신 선배들이 21일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행사장에서 후배들에게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취업난 탓에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도 공무원시험을 많이 준비하잖아요.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공무원이 됐다니 다들 부러워하더라고요.”

21일 ‘2019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이틀째 행사에선 직업계고 출신 9급 공무원 선배들의 시험 준비 경험담을 들려주는 토크콘서트가 단연 인기였다. 공무원 채용정보를 얻으려는 ‘똑고졸(똑똑한 고졸)’들로 강연장은 행사 전부터 북적였다.

올해 '고졸 9급 공무원' 최다 선발…"자격증 있으면 필기전형 유리"
올해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 ‘고졸 9급 공무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월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지역인재 9급 채용 전형 비중을 지난해 7.1%(180명)에서 2022년까지 20%(500여 명)로 늘리기로 했다. 2012년 도입된 지역인재 선발제도는 직업계고·전문대 졸업생을 뽑는 9급 공무원 전형이다. 도입 첫해 104명의 ‘고졸 9급 공무원’을 뽑았다. 올해엔 역대 최다 규모인 210명이 공무원 임용 기회를 얻는다.

지역인재 전형은 평균 경쟁률이 6.5 대 1로, 일반 경쟁채용(올해 39.2 대 1)보다 훨씬 낮다. 일반 전형은 학력 또는 출신 등의 제한이 없는 반면 지역인재 전형은 학교장 추천을 받은 직업계고 졸업생·졸업예정자들만 대상이어서다. 필기 과목도 국어, 한국사, 영어 등 3과목(국가직 공무원)이다.

이날 고졸 출신 공무원 선배들은 시험 준비를 위한 ‘꿀팁’을 알려줬다. 지역인재 선발로 국가보훈처 부산지방보훈청에 합격한 김미연 씨는 “행정직이어서 전산회계운용사 자격증을 미리 땄다”며 “그 덕분에 필기전형에서 가산점 2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영남지역본부에서 일하는 김승겸 씨도 “농업직 등 기술직은 최대 4점까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며 “1, 2학년 때는 자격증 공부에 집중했고 3학년 때부터 필기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필기 과목 한 문제가 5점임을 고려할 때 작은 점수는 아니라는 조언이다.

다만 내년엔 직렬별 자격 조건이 올해와 달라지는 만큼 현재 고교 1, 2학년생은 사이버국가고시에서 반드시 상세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는 게 인사처 설명이다.

면접 노하우도 풀어놨다. 한국해양대 재정과에 근무 중인 김현수 씨는 “면접 당시 학창시절에 어려운 사람을 도운 경험을 얘기해보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마침 초등학교 6학년 때 반에서 왕따를 당하던 친구를 도운 경험이 있었다”며 “그럴듯하게 대답을 준비하기보다 평소 다양한 경험을 쌓아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미연 씨도 “평소 지각한 적이 한 번도 없느냐고 물어봐서 솔직하게 지각한 경험을 얘기했다”며 “면접관이 솔직한 대답을 오히려 좋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전형 원서접수는 오는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이뤄진다. 필기시험은 8월이고 이후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11월께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합격자는 6개월간의 수습 근무를 거쳐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