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난 홀에서 더스틴은 드롭했는데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볼멘소리를 했다.

매킬로이는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준우승했다.

동반 플레이를 한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는 5타 차이가 났다.

존슨이 비교적 여유 있는 타수 차이로 우승했지만 최종라운드 초반만 해도 매킬로이에게 기회가 있었다.

3라운드까지 4타 차 2위였던 매킬로이는 이날 2번 홀(파4) 버디로 3타 차를 만들고, 3번 홀(파3)에서는 존슨이 보기를 하면서 2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4번 홀(파4)에서는 매킬로이가 보기를 해 다시 3타 차로 벌어졌지만 남은 홀이 많아 우승의 향방은 점치기 어려웠다.

5번 홀(파4)에서 기회가 왔다.

존슨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향하면서 나무 가까운 곳에 떨어졌다.

존슨은 경기위원을 불렀고 경기위원은 존슨의 공이 페어웨이 지역에서 약간 벗어났지만 샷을 할 때 오른쪽 발이 카트 도로에 닿게 된다며 무벌타 드롭을 허용했다.

6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날린 존슨은 약 15m 거리에서 두 차례 퍼트로 힘겹게 파를 지켜냈다.

여기서 보기가 나왔더라면 다시 매킬로이와 2타 차로 좁혀질 수 있었다.
WGC 준우승 매킬로이 "왜 존슨만 무벌타 드롭?"
3타 차가 유지된 다음 6번 홀(파5)에서는 매킬로이가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왼쪽으로 향하면서 역시 나무 가까운 곳에 떨어졌다.

매킬로이는 카트 도로에 스탠스가 걸린다며 경기위원을 불렀으나 이번 판정은 달랐다.

경기위원은 다른 스탠스로 샷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무벌타 드롭을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매킬로이는 왼손으로 두 번째 샷을 날려야 했다.

매킬로이가 "바로 지난 홀에서 더스틴은 (비슷한 상황에서) 드롭을 했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골프 규칙 16조 1항의 '비정상적인 코스상태(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포함)가 플레이어의 의도된 스탠스 구역이나 스윙 구역에 물리적으로 방해가 되는 경우'에 구제가 허용된다는 규정 해석의 차이였다.

매킬로이는 '선수가 그러한 상황에서 선택하기에 명백하게 불합리한 클럽·스탠스·스윙·플레이 방향을 선택할 때에만 방해를 받게 되는 경우'로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 홀에서 매킬로이는 세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는 등 한 타를 잃었고, 존슨은 반대로 버디를 잡아내 순식간에 5타 차가 됐다.

이후 둘의 격차는 계속 5타 안팎을 유지하며 존슨의 싱거운 우승으로 경기가 끝났다.

매킬로이는 경기를 마친 뒤 "어차피 경기 위원을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며 "경기위원이 존슨은 되고, 나는 안 된다고 판정했으면 그만"이라고 판정에 큰 불만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