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두 차례 베트남 방문 모두 항공기로…전용기 '참매 1호' 이용 유력
'안전성 고려' 中 비행기 임차 가능성도 여전…열차 가능성은 작은 듯

"하노이 비행장에 서린 포연을 순간에 가셔버릴 듯한 햇빛 같은 미소를 지으시며 비행기에서 내리신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의 모습을 뵈옵는 순간…."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4년 11월 당시 북베트남 하노이 땅을 밟았을 때를 회고한 조선중앙TV의 과거 보도 내용 중 일부다.

김 주석이 1958년 첫 북베트남 국빈방문에 이어 두 번째 방문까지도 항공편을 이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성사될 북한 '최고지도자'의 베트남 국빈방문이 임박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하늘길을 이용해 하노이로 향할지 이목이 쏠린다.
[북미회담 1주앞]⑫김정은, 할아버지 따라 하늘길로 하노이 향하나
북한이 '정상 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여느 국가의 정상처럼 자신의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직접 하노이까지 가는 방법이 현재로선 유력해 보인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 중형기를 개조한 항공기다.

제원상으론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약 2천760㎞ 떨어진 하노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차, 3차 방중 때도 참매 1호에 몸을 실었다.

지난해 싱가포르 때와 달리 이번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국빈방문' 자격으로 베트남을 찾는 것이어서 그에 걸맞은 격식을 갖추기 위해 전용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용기로 하노이에 안착한다면 55년 전 베트남을 방문했던 할아버지 김일성의 모습을 대내외에 상기시키면서 국빈방문의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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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참매 1호가 워낙 노후하고 장거리 운항 경험이 드물어 안전성을 고려해 중국 또는 베트남의 국적기를 임차할 가능성도 있다.

작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북한 수행단은 참매 1호를 타고 평양과 싱가포르를 왕복했지만, 김 위원장만 참매 1호가 아닌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 편을 이용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이나 격식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성향을 고려하더라도 '낡고 불안한' 전용기보다는 안전한 비행기를 빌려 타는 쪽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어느 쪽이건 일단 항공편을 이용한다면, 평양에서 경유지인 중국까지는 전용 열차로 이동하고, 이후 중국에서 참매 1호를 타고 하노이로 향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일성 주석도 1958년 방문 당시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중국 광저우(廣州)에 간 뒤 광저우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하노이까지 갔다.

특히 의전을 총괄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최근 선발대로 베트남에 입성하면서 평양에서 베이징(北京)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곧장 하노이로 직행하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광저우로 이동해 현지에서 1박을 하고 하노이로 향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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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1, 4차 방중 당시 김 위원장이 이용한 북한 전용 열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 등을 거쳐 하노이까지 이동할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 측면에서는 가장 확실한 이동수단이지만,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가는데 사흘 가까이 걸려 이를 선택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