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버핏, 애플 팔고 GM 샀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의 투자 비중을 일부 줄였다. 대신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소프트웨어 개발사 레드햇, 투자은행 JP모간 등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벅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 회사가 작년 4분기 애플 주식 290만 주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애플 주식(작년 말 기준 2억4960만 주)의 1.1%에 불과하지만, 애플 성장세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벅셔해서웨이가 투자한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버핏은 그동안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높다며 지분을 계속 늘렸다. 애플은 지난해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 스마트폰 모델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으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30% 떨어졌다. 다만 올 들어서는 8% 반등한 상태다.

버핏이 ‘꽂힌’ 것은 GM과 은행업이었다. 벅셔해서웨이는 선제적으로 구조조정하고 있는 GM 주식에 베팅했다. 2000만여 주를 추가로 사들여 총 9319만 주(36억달러어치)를 보유하게 됐다. 메리 바라 회장 주도로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GM은 내년까지 60억달러가량의 비용을 아껴 전기 자율주행차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 쓰기로 했다. 탄소배출량, 교통사고, 교통체증 세 가지를 없애는 ‘제로 제로 제로’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벅셔해서웨이는 또 이 기간 주가가 크게 떨어졌던 미국 은행 주식을 종류별로 잔뜩 사들였다. JP모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보유량을 3570만 주에서 5010만 주로 늘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S뱅코프, PNC, 뱅크오브뉴욕(NY)멜론 등 대형 은행 주식을 매입했다. 이 같은 투자 결정은 최근 선트러스트뱅크와 BB&T가 합병을 발표한 것처럼 은행끼리 합종연횡이 일어날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오라클 주식 4140만 주(21억달러어치)는 산 지 몇 달 만에 몽땅 처분했다. 대신 리눅스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유명한 레드햇 주식 420만 주(7억달러어치)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