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을 앞둔 20대 직장인 여성 A씨도 이 문제로 스트레스다. A씨와 남자친구는 결혼을 전제로 동거 중이다. 평소 둘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남자친구가 회식이 있다고 하는 날이면 A씨는 기분이 나빠진다.
A씨는 남자친구가 회식 때문에 늦게 귀가하는 게 싫었지만 이따금씩 회식이 너무 길어져 외박하게 되면 그날은 잠을 한숨도 못 잤기 때문이다. 밤새도록 A씨의 머리에는 '외박'이라는 단어가 떠돌아 다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상상들을 하게 된다.
물론 남자친구가 외박을 자주 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A씨는 남자친구가 회식이 늦게 끝나더라도 택시를 타고 집에 귀가해주길 바랐다.
A씨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려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회사에서 집까지 택시를 타고 오려면 적어도 택시비가 3~4만원은 족히 나왔다. 또 그렇게 집에 왔다가 한두 시간밖에 못 자고 다시 출근해야 하는 걸 생각하면 남자친구가 불쌍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집에 오는 게 남자로서의 책임감이자 의무라고 생각했다.
A씨는 남자친구가 싫어할까 봐 회식에 잘 참석하지도 않았고 참석하더라도 1차만 하고 얼른 집에 왔다. 남자친구도 A씨의 그런 마음을 알았기에 회식 날마다 되풀이되는 짜증에도 군말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친구 역시 회식을 힘들어했다.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결혼하기 전부터 그러면 남자친구가 힘들 것 같다. 회식은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자 너무 잡으면 오히려 밖으로 샐 가능성이 높아진다", "회식을 이해 못하면 직장인과 결혼하면 안 된다. 여자가 이기적인 것 같다. 남자도 회식을 힘들어하는데 그걸 이해 못 해주다니", "나는 남자다. 그래도 회식하고 솔직히 집에는 들어가야 하지 않나? 결혼할 사람이 집에 있는데 외박을 하고 싶을까?", "외박이 처음에는 쉽지만 나중에는 습관 된다. 결혼하기 전에 확실하게 말해둬야 한다. 늦게까지 하는 회식은 이해해줄 수 있지만 그래도 외박은 아니다"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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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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