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안락사 없다" 거짓말 들통…도덕성에 치명타 '구조의 여왕'인가 '안락사의 여왕'인가.
무분별한 동물 안락사 논란에 휩싸인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에 대한 평판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박 대표는 스타 동물권 운동가이자 케어를 대표적 동물보호 단체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뮤지컬 배우 출신인 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케어의 전신인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의 대표가 되면서부터다.
그는 헌신적인 구조 활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고 육견단체와의 마찰이나 논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개 농장에서 식용견을 구출하는 과정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거나 구조 작업에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는 등 미디어를 활용하는 능력이 남달랐다.
하지만 박 대표는 과거에도 수차례 안락사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박 대표와 동사실의 역사는 곧 논란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 동사실은 경기도 남양주와 구리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보호소를 운영했다.
당시 동물보호소로 들어온 '주인 없는 동물'은 열흘 뒤면 안락사가 가능했다.
공립 보호소 입찰에 동물보호단체가 참여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보호소를 운영하며 직접 약물주사를 투여해 안락사시켰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때 박 대표는 구조한 동물 수를 허위로 보고하고 보조금을 가로챈 사실이 적발돼 사기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같은 해 인천 남동구 장수동 재개발 지역에 방치된 개들을 구조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구조된 개 상당수를 안락사해 논란에 휩싸였다.
2011년 3월에도 그는 안락사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대표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동물보호소에서 아무런 가림막 없이 다른 개들이 보는 가운데 개 20마리를 안락사시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주인이 있는 위탁견 2마리 등 안락사 대상이 아닌 개까지 죽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그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연평도에서의 반려동물 구조 활동도 논란이 됐다.
동사실은 2010년 12월 북한의 포격으로 주민들이 떠난 연평도에서 반려동물 구조 활동을 벌였다.
주인 없이 방치돼 있던 고양이 '노랑둥이'를 발견해 서울로 데려왔으나 고양이가 호흡기 질환에 걸리자 안락사시켰다.
하지만 이를 두고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불필요한 구조 활동을 벌여 고양이가 끔찍한 최후를 맞았다며 공개적으로 동사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구조 방식도 논란거리였다.
2011년 11월에는 경기도 과천의 한 야산에 있는 동물 우리에서 개 5마리와 닭 8마리를 구조했으나 특수절도죄로 이듬해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언론 등을 통해 동물 안락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2011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동물보호소 내 개체 수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전체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질병이 확산하는가 하면, 서열 다툼이 생기는 등 전체적으로 동물의 복지 상태가 나빠진다"며 "불가피한 안락사는 인도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한다면, 우리 단체는 앞으로 어떤 동물도 구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동물보호소는 폐쇄적이고 소수의 선택된 동물만을 보호하는 곳일 수는 없으므로 더 많은 동물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기에 안락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 학대 의혹이 있는 동물병원의 수의사를 단체에서 채용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해당 병원 원장이 직접 한 행위는 아니었고 직원들이 한 일이었다며 이로 인해 수의사가 스스로 문을 닫았고 기회를 주는 측면에서 그를 고용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박 대표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10년 전까지는 소수 안락사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안락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케어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2015년부터 200여 마리가 넘는 동물을 안락사시킨 사실이 알려지며 안락사 사실을 은폐하며 후원금을 모았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