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 확대 포석
美FDA 기준 맞춘 설비 갖춰
기초화장품 현지 생산 늘리고 보디워시 등 생활용품도 공급
차석용 "제품 라인업 확대"
LG생건의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9일 글로벌 브랜드 에이본(AVON)의 중국 광저우 공장 지분 100%를 약 79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현금성 자산 약 300억원을 제외하고 실제 약 49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장 인수는 더페이스샵의 중국 현지 생산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광저우 공장은 7만9338㎡(약 2만4000평) 부지에 건물 면적 4만9586㎡(약 1만5000평) 규모다. 연간 1만3000t의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최신식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기초화장품과 색조제품, 헤어 및 보디제품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차 부회장은 이번 인수와 관련,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우수한 최신식 설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에이본의 오랜 역사와 축적된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사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생건이 중국 현지 공장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일본 자회사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에이본 재팬의 사업권 100%를 105억엔(약 1050억원)에 인수했다. 에이본의 일본 사업권에 이어 이번에 중국 공장까지 확보했다. LG생건 관계자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도 현지에서 빠르게 대량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생건은 그동안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여러 국가의 화장품, 생활용품 회사에 투자하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M&A를 통해 성장하는 전략은 차 부회장의 주특기로 꼽힌다. 그는 2005년 1월 LG생건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이후 더페이스샵, 바이올렛드림, 긴자스테파니, 프루츠&패션, CNP코스메틱, 제니스, 태극제약 등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에서 12개 회사를 M&A했다. 식음료사업부문에서도 코카콜라음료, 다이아몬드샘물, 한국음료, 해태음료, 영진약품 드링크사업 등 5개 회사를 사들여 회사를 키웠다.
LG생건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조490억원, 영업이익 8285억원을 달성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6조7055억원, 영업이익 1조2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신영증권은 추정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