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근 인터넷 기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사물인터넷(IoT), 핀테크(금융기술) 등 디지털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디지털 경제가 2006년부터 10년간 연평균 5.6% 성장해 전체 성장률 1.5%를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 디지털 경제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제레피 교수는 “한국은 네이버, 카카오 등 외에 성과를 내는기업이 보이지 않고 투자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듀크대 분석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경제 벤처캐피털(VC) 투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다. 미국(53%)은 물론 중국(7%)에도 한참 못 미친다.
제레피 교수는 문제의 원인으로 한국 기업의 폐쇄성을 꼽았다. 그는 “디지털산업은 융합기술이 많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어서 개방형 혁신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다른 기업과의 협업, 투자, 인수합병(M&A) 등이 모두 저조하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IBM은 지난 15년 동안 165건의 M&A를 했는데 삼성전자 등 한국 주요 기업은 M&A 시도가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외국 다국적 기업과 협업하면 뭔가 손해 볼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 같다”며 “해외 강소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부터 늘려나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제레피 교수는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 의존도가 높은 점도 혁신을 막는다”며 “수평적인 기술 협업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