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하려면 적극적인 영양 관리가 필수"
“치매를 예방하려면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인 영양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빈센트 목 국제알츠하이머협회 자문위원(사진)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붉은 고기 대신 생선, 과일, 채소를 많이 먹고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면 인지 쇠퇴를 늦출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콩중문대 의과대학 교수인 그는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16차 아시아태평양신경과학회(AOCN)’에 초청돼 치매 예방 관련 강의를 했다. 목 교수는 “최근 치매 연구는 중증 환자가 아니라 경증이나 아무 증상이 없는 환자로 확대되고 있다”며 “초기에 개입해 식습관을 개선하고 영양소를 보강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용되는 약물로는 치매 치료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치매 치료제로 콜린에스트라억제제와 NMDA수용체 길항제 두 가지를 사용해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콜린에스트라억제제는 경구제제로, 투여하면 복용한 환자 5명 중 1명꼴로 구토를 하고 위장관 장애, 설사, 체중 감소 등 부작용을 나타냈다”며 “이런 약들은 증상을 약간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환자 상태가 전반적으로 점점 퇴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목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는 영양 보조수단으로 ‘수버네이드’와 같은 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수버네이드는 지난 8월 특수의료용도식품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DHA, EPA, 콜린, 유리딘, 셀레늄 등 인지질 영양소를 조합한 ‘포타신 커넥트’를 함유해 뇌의 신경세포막 형성을 돕는 제품이다. 그러나 치매 예방 효과를 밝히기 위한 글로벌 임상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효능 논란이 일었다. 그는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근육이 소실되는 것처럼 두뇌도 인지질 등 필수 영양분을 보충해줘야 스냅스를 더 많이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목 교수는 초기 치매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 바이오벤처 피플바이오가 개발한 혈액진단키트를 이용해 혈액 속 아밀로이드 수치를 파악하고 자동화된 인공지능(AI)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초기 치매를 진단한 뒤 해당되는 환자에게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초기 치매나 치매 발생 전 식이요법과 금연, 운동, 우울감 같은 기분장애 조절 등의 관리로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과 다양한 방식의 접근으로 치매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