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13일 오후 3시25분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호텔현대’를 인수하며 호텔업에 뛰어든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호텔을 추가 인수해 사업 확대에 나섰다. 시멘트 해운 등 중후장대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온 한앤컴퍼니가 호텔 체인 사업에서 보폭을 넓히면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한앤컴퍼니, 호텔체인 구축 야심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부동산 디벨로퍼 STS개발로부터 경북 포항에 있는 1급(3성급) 호텔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을 인수했다.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600억원 안팎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인수 주체는 한앤컴퍼니가 호텔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라한호텔 4호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회계법인이 맡았다.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경주 울산 목포에 5성급 호텔을 보유한 호텔현대를 인수하며 호텔 사업에 진출한 이후 세 번째 호텔 인수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전북 전주에 있는 르윈호텔(옛 전주 리베라호텔)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르윈호텔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기존 인수 계약자 HMG건설과의 법적 분쟁으로 인수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호텔현대 법인명을 (주)라한호텔로 바꾸고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위탁 경영 중인 강릉 씨마크호텔(옛 호텔현대경포대)까지 포함한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을 합쳐 연내에 총 5개의 호텔 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투숙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선별해 투자를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라한호텔 출범은 그동안 시멘트, 자동차부품, 해운분야에서 추가 기업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부풀리는 애드온(add-on) 전략으로 성과를 내온 한앤컴퍼니의 서비스산업 진출이란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동일 산업군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사들여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대한시멘트 인수를 시작으로 한남시멘트 대한슬래그 쌍용양회 등을 꾸준히 사들여 산업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주식 27.5%를 인수한 SK 계열 부동산 디벨로퍼 SK D&D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SK D&D는 부산, 울산, 서울, 경기 판교에서 신라스테이 코트바이매리어트 등 다수의 비즈니스 호텔을 개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장치산업 성격을 띠는 호텔산업 역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