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장은 인도입니다. 인도는 ‘불닭’이 내세우는 매운 음식에 익숙하면서도 중국에 이어 최대 내수 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14개국, 20회 해외 출장…불닭 매운맛 다음 시장은 인도"
지난 7일 ‘무역의 날’ 행사에서 식품업계 최초로 ‘2억불 수출의 탑’을 받은 삼양식품의 김정수 대표(사진)는 9일 인터뷰에서 “불닭볶음면의 맛을 더욱 향상시켜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1년간(2017년 7월~2018년 6월) 2억569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의 90% 이상이 불닭볶음면이다. 지난해 ‘1억불 수출의 탑’을 받은 지 1년 만에 두 배로 수출을 늘렸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억불 수출탑을 받았을 때 임직원들에게 ‘다음엔 2억달러 수출탑에 도전해보자’고 했는데, 1년 만에 이런 성과를 이뤄냈다”며 “한마음으로 꿋꿋하게 노력한 직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14개국, 20회 해외 출장…불닭 매운맛 다음 시장은 인도"
김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마케팅을 해외에서 성공한 비결로 꼽기도 했다. “SNS에선 ‘불닭볶음면은 맵고 맛있는 제품입니다’라는 식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불닭볶음면 수출을 위해 올해에만 90일 정도를 해외에서 머물렀다고 했다. 그는 “불닭볶음면 시장을 확대하고 핵불닭볶음면과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하위 브랜드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필리핀 태국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등 14개국에 20회 출장을 다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직접 발로 뛴 결과 삼양식품의 수출 국가는 1년 만에 60개국에서 72개국으로 확대됐다.

김 대표는 내년엔 불닭볶음면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불닭’ 브랜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이른다. 나머지 15%가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김치라면, 짱구, 별뽀빠이 등이다.

김 대표는 “불닭 이외의 브랜드를 개발해 제2의 불닭 시리즈를 만드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면서도 “불닭의 브랜드도 더 강화해 유럽 진출을 확대하고, 불닭 소스 등을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크림맛, 치킨코코넛맛 등으로 다양화시켜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은 유럽, 미주인들의 취향을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