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물기둥과 함께 수증기가 피어올라 마치 폭격당한 줄 알았어요"

2.5m 높이의 지반을 뚫고 치솟은 100도의 끓는 물은 순식간에 주변을 덮치며 인명·재산 피해를 냈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이명준 (58) 씨는 "땅속에서 높이 10m가량 물기둥이 치솟더니 하얀 수증기가 일대를 뒤덮었다"며 "마치 폭격을 맞은 것 같았다"고 사고현장을 설명했다.
귀가 중이던 그는 "처음에는 불이 난 줄 알았는데, 현장에 도착해보니 물기둥과 함께 수증기가 잔뜩 피어 땅에 묻은 관로가 터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은 아비규환 상황이었다"면서 "수증기가 자욱해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고 화상을 입은 사람들이 응급차에 실려 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차량에 앉아 시동을 켜고 후진을 하려는데 물과 함께 수증기가 급속히 주차장 내부로 들어와 운전을 할 수 없었다"면서 "주차장 출입구를 확인하려 차에서 내렸는데 발목까지 뜨거운 기운이 전해져 다시 차량에 올라 신발 위에 비닐봉지를 덧씌우고서 주차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발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시각에 사고현장을 지나 걸어서 귀가 중이던 백모(53) 씨는 "백석역 인근에서 흰돌마을 아파트 정문 근처까지 다와 도로를 덮은 물을 밟았는데 순간 뜨거운 기운이 발목까지 느껴졌다"면서 "신발을 만져보니 찬물이 아닌 뜨거운 물이라 너무 놀라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거리에 있던 김 모(38) 씨는 "도로를 건너던 사람들이 발에 화상을 입고 '앗 뜨거워' 소리 질렀다"며 "자욱한 수증기에 한 치 앞도 분간이 어려운데 발밑에서는 뜨거운 물로 지옥 같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수송관 파열 사고 10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 55분께 임시복구를 마쳤다.
그러나 완전 복구까지는 4∼5일 더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