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청년 일자리, 독일로 오세요!"
지난달 22일 독일 남서부 슈투트가르트 대도시 옆에 있는 뉘르팅엔대에서 안드레 프라이 총장과 둘만의 오붓한 오찬을 함께했다. 독일 통일과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 유럽연합(EU) 경제상황과 실업률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환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프라이 총장은 예상 밖의 제의를 했다.

“현재 독일의 실업률은 유럽국가 가운데 제일 낮은 3.6%입니다. 청년 실업률(15세 이상 29세 이하)은 0%입니다. 다시 말해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생은 100% 취업합니다. 그런데 내년에는 이곳 경기가 더 살아나 아마도 청년 일자리가 넘쳐 청년 구하기가 힘들 거예요. 그러니 한국 대학생들이 이곳에서 일자리를 구하면 좋을 것 같은데, 우선 경기대 학생부터 추천해줄 수 있습니까?”

통계학 박사답게 그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한국 학생들의 취업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우선 독일에서 일자리 갖기를 희망하는 경기대 학생들에게 경기대에서 2년만 수업을 마친 뒤 이곳 뉘르팅엔대에서 2년 전공을 하면서 방학 기간 인턴십을 마치면 2+2 복수전공 졸업생으로 이곳에서 취업할 수 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독일어를 모르는 학생도 도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외국에서 이곳에 오는 교환학생은 대부분 독일어를 못 하지만 영어로 얼마든지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곳에서 취업하려면 아무래도 생활에 필요한 독일어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편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왕이면 경기대에 있는 독어독문전공 학생들에게 이곳 대학에서 취업에 알맞은 복수전공을 택하게 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침 이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 경기대 학생 두 명을 만나 이 같은 제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들은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더 공부하고 싶고, 졸업 후 취업까지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고 반겼다. 이와 비슷한 제의를 독일 남동부 뮌헨에 있는 뮌헨 국방대의 메리스 총장에게도 받았다.

이미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유럽 각국에선 많은 한국 청년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이어 유독 취업이 까다로운 독일에서도 한국 대학생이 좀 더 쉽게 취업할 기회가 온 것이다.

독일 각 대학과의 교류협력 협정(MOU)에 따라 독일로 가는 학생이 당장은 서너 명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독일 상황을 듣고 나니 한국 학생들에게 내년 학기부터라도 교환학생과 복수전공제 등을 확대해 청년 일자리 문호를 유럽으로 확장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