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빼고…8개 상임위, 정부안보다 4.4兆 증액
상임위 의원들, 지역구 SOC에 '선심성' 예산 늘리기
국토위, 안성-구리 고속道 건설 무려 2000억 늘어나
없던 사업도 꼼수 편성…"예산심의실명제 검토해야"
9개 상임위 중 8개에서 증액
한국경제신문이 19일 국회 예결위에 제출된 9개 상임위 예산안 예비심사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획재정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상임위에서 지출 요구액이 정부안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위원회가 2조5506억원을,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6165억원을 늘리는 등 이들 상임위가 요구한 지출 증가액 규모는 4조4000여억원에 달한다.
문체위에서는 문화시설과 체육시설 관련 예산을 무더기로 늘렸다. 구리 갈매공원 체육시설 건립은 정부 예산안(10억원)의 다섯 배가 넘는 52억원을 증액했다. 이에 더해 이천 동요박물관 건립은 65억원, 고양 일산 호수공원 꽃전시관 리모델링은 40억원을 각각 늘려 잡았다.
정부 예산안에 없던 사업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여성가족위원회는 가족센터 10개소 신설을 명목으로 여성가족부 예산에 400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기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한 건물에 모아 운영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아직 가족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은 미정이지만, 여가위 의원들이 지역구를 두고 있는 곳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체위에서는 문화재청 예산으로 세계유산 남한산성 박물관 건립 30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상임위에서 이렇게 부풀려진 예산이 그대로 확정되지는 않는다. 상임위가 예비심사에서 증액한 예산안에 대해 통상 예결위가 조정소위(감액소위) 등에서 칼질을 한다. 그러나 ‘밀실 소위’에서 ‘쪽지예산’이 난무하고, 여야 간 또는 지역 간 정치적 거래가 횡행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배인명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산심의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증액이나 신규 편성을 제안하는 의원 이름을 적시하거나, 소소위를 포함해 전 과정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