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분배 통계를 둘러싼 왜곡 논란이 번지면서 통계청 공무원들은 마음고생이 컸다. 주위에서 “아마추어들이 국가 통계를 생산한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정확한 통계를 산출해야 한다는 부담에 야근도 잦아졌다. 관가 일각에선 ‘통계청 수난시대’란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직사회에서 통계청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힘센’, 전통적인 인기 부처와 서울에 있는 부처를 마다하고 통계청에서 일하고 싶다는 직원들이 줄을 섰다. 대전에 있는 통계청이 인기를 끄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처 간 수시 인사교류 신청을 받아보면 통계청으로 오겠다는 타 부처 공무원은 넘쳐나는데 다른 부처로 나가겠다는 직원은 전무한 수준”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인기는 통계청 특유의 업무 특성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무 계획이 1년 내내 체계적으로 짜여 있어 그때그때 필요한 업무만 제대로 하면 되고, 갑자기 위에서 떨어지는 일이 적다”며 “각자 맡은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직원끼리 업무협의를 하다 마찰을 빚을 일도 없다”고 말했다.

조직문화도 중앙부처에 비해 수평적인 편이다.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내면 ‘찍히는’ 중앙부처들과 달리 통계청은 상대적으로 육아휴직 사용이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사내 부부 비율도 높다. 한 통계청 직원은 “본청 직원이 630여 명인데 사내 부부만 해도 50~60명에 이르니 사내 연애 비율이 10% 정도 되는 셈”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등 ‘대전청사 CC(캠퍼스 커플)’까지 합하면 비율이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