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올해 처음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 이하로 처음 떨어졌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확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통계청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8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전국 만 13세 이상 약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국민 절반 이상 '결혼은 선택', 동거 가능…부부 가사 분담은 여전히 동상이몽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6.4%로, ‘비혼 동거에 반대한다’(43.6%)는 비율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비혼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은 2010년 40.5%에서 2012년 45.9%, 2014년 46.6%, 2016년 48.0%로 꾸준히 높아졌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국민은 30.3%로 집계됐다. 2016년(24.2%)에 비해 6.1%포인트 늘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비혼 출산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8.1%로,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이 비율은 2010년 64.7%에서 2012년 62.7%, 2014년 56.8%, 2016년 51.9%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국민은 46.6%,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은 3.0%로 조사됐다.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의 비율은 27.1%로, 2016년(29.2%)에 비해 2.1%포인트 줄었다. 부모만 따로 사는 경우는 69.5%로, 2016년(68.2%)보다 1.3%포인트 늘었다. 부모가 스스로 생활비를 해결하는 비율은 2016년 52.6%에서 2018년 55.5%로 높아졌다.

‘가사를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고 여기는 비율은 38.4%로, 2년 전에 비해 5.4%포인트 줄었다. 반면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비율은 59.1%로, 같은 기간 5.6%포인트 늘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고, 성 평등 의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4년제 대학 원한다”는 응답 감소

4년제 대학교 이상의 교육을 원하는 학생과 부모의 비율은 각각 감소했다. 학생은 2016년 84.9%에서 올해 82.7%로, 부모는 같은 기간 90.9%에서 90.7%로 줄었다. 대학교 등록금을 부모 도움으로 마련한다는 학생은 2016년 58.0%에서 올해 59.7%로 늘었다.

‘자녀 교육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한 가구주는 64.4%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여건이 된다면 자녀를 다른 나라로 유학 보내고 싶다는 부모는 2년 전보다 1.2%포인트 증가한 58.6%로 조사됐다.

흡연율·음주율 모두 낮아져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좋다’고 한 국민은 48.8%로, 2년 전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정기 건강검진’(80.4%), ‘적정 수면’(77.5%), ‘규칙적 운동’(38.3%) 등을 실천하는 국민의 비율이 모두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흡연율과 음주율도 낮아졌다. 19세 이상 중 담배를 피우는 국민은 2016년 20.8%에서 올해 20.3%로 줄었다. 지난 1년 동안 술을 한 잔 이상 마신 국민은 65.2%로, 2년 전(65.4%)에 비해 0.2%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남녀별로 보면 남성과 달리 여성은 흡연율(3.1%→3.5%)과 음주율(52.3%→53.4%)이 모두 높아졌다.

“미세먼지 불안하다” 82.5%

5년 전과 비교해 환경 상황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2016년 26.4%에서 올해 25.4%로 1.0%포인트 줄었다. 반면 ‘나빠졌다’는 비율은 같은 기간 29.7%에서 36.4%로 6.7%포인트 늘었다.

환경 문제 가운데선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이 가장 컸다. 미세먼지에 대해 ‘불안하다’는 응답은 82.5%로 집계됐다. 방사능(54.9%), 유해화학물질(53.5%), 기후변화(49.3%), 농약 및 화학비료(45.6%), 수돗물(30.4%) 등에 대해 불안하다고 응답한 비율의 두세 배 수준이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