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잠재성장률 둔화"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올해 약 2.9%로 예상되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내년 2.5%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도 올해 6.6%와 2.0%에서 내년 6.2%와 1.8%로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9%까지 떨어지고 유로존은 1.6%, 중국은 6.0%로 하락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다봤다. 메간 그린 매뉴라이프애셋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글로벌 경기가 다시 하향 동조화 현상을 나타낼 조짐”이라며 “선진국의 잠재성장률이 동시에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올해까지는 전년 성장률(2.2%) 대비 양호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경기가 서서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을 분석해 “관세 전쟁으로 옷걸이부터 중장비까지 수입가격이 상승했으며 미국 제조업체의 이익률이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S&P500 기업의 3분기 주당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7.1%가량 증가했으나, 이는 상당 부분 법인세 감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기는 2009년 이후 최악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과다한 공기업 부채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주변국에 타격을 주고 있다. 대만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는 일제히 제조업 지수가 하락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유로존 역시 이탈리아와 독일의 부진으로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