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노르웨이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척당 9080만달러에 수주했다. 대우조선이 VLCC를 척당 9000만달러 이상으로 수주한 것은 2년5개월 만이다. 신(新)조선가(새로 제작하는 선박 가격)가 상승하면서 ‘수주 절벽’에 꽁꽁 얼었던 조선업황이 해빙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10월19일자 A1, 5면 참조

대우조선해양은 노르웨이 헌터그룹 산하 헌터탱커즈로부터 VLCC 3척을 2억7300만달러(약 3064억원)에 수주했다고 5일 발표했다. 3척 가운데 1척만 확정분이며, 나머지 2척은 올해 안에 발주를 확정할 수 있는 옵션 계약으로 이뤄졌다.

대우조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주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VLCC 수주에서 압도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VLCC 41척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18척을 수주해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 세계 발주량의 44%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수주한 VLCC는 모두 동일한 설계와 사양이 적용됐다”며 “반복 건조에 따른 생산성·수익성 향상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의 수주액에 주목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VLCC 수주액이 척당 9000만달러를 넘어서면 조선업황이 본격적인 해빙기에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가가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며 “더 오르기 전에 선주들이 앞다퉈 선박 발주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