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노쉬, “바쁘면 밥은 마셔야지”
미원, “나는 미원으로 소한마리를 살렸다”
서울 시내버스 광고에 ‘불일치성 효과’ 광고 잇달아 등장
소비자의 기대와 불일치하는 광고 카피로 광고효과 톡톡 항공기 좌석이 넓고 편하다는 광고를 한다고 치자. 신사복을 입고 신문을 보는 남성 사진과 신사복 차림으로 신문을 읽는 코끼리 사진 중 어떤 것이 광고효과가 좋을까. 전자는 소비자의 도식(schema, 생각의 틀)이나 기대에 딱 들어맞는다. 이에 비해 후자는 소비자가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광고효과는 후자가 더 크다. 소비자의 기대와 일치하지 않을수록 광고효과가 크다는 의미에서 ‘불일치성 효과’라 한다.
서울 시내버스 광고에 불일치성 효과를 누리는 광고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마켓컬리는 “아직도 마트에서 장보세요?”라는 다소 도전적인 카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어 “잠들기 전 주문해도 아침이면 문 앞에”라는 표현으로 소비자의 도식과 기대를 뒤엎는다. 주문을 끝내고 불과 몇 시간 뒤에 배송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 탓에 소비자들은 마켓컬리 광고에 더 주목하는 것이다. 랩노쉬는 “바쁘면 밥은 마셔야지”라는 카피로 소비자의 도식과 기대에 도전한다. 광고를 본 소비자들이 밥이 음료수가 아닌데 어떻게 마시지라는 생각을 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광고효과를 얻게 됐다. 특히 시내버스를 기다리면서 허기를 느끼는 소비자들은 랩노쉬 광고에 절로 눈길이 가는 상황이다. 미원은 “나는 미원으로 소한마리를 살렸다”는 카피로 불일치성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원=MSG 조미료’라는 도식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미원=동물 생명 살리기’라는 새로운 도식을 제시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라며 미원 광고를 눈여겨 보고 있다.
소비자의 도식 및 기대와 불일치하는 자극을 앞세운 시내버스 광고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비자의 시선을 붙잡을 전망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