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문·소오강호…'무협소설 대가' 진융 타계
《영웅문》과 《소오강호》 등 무협소설을 쓴 홍콩의 작가이자 언론인 진융(金庸)이 94세로 타계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진융은 30일 오후 홍콩 양화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진융은 《영웅문(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 《녹정기》 등 무협소설로 한국 독자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진융의 무협소설은 동서양 수십 개국에서 번역·출간됐다. 중국출판과학연구소의 ‘전국 국민 열독조사’에서 바진(巴金), 루쉰(魯迅), 충야오(瓊瑤) 등 쟁쟁한 작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다. 1957년 쓴 《사조영웅전》은 중국 베이징 초등학생들의 필독 도서 명단에 포함됐으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에는 홍콩 작가로는 처음으로 중국작가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다.

중화권에서 현존 최고 문장가로 평가받는 진융은 언론계에서도 오랫동안 몸담았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대 졸업 후 상하이 대공보에서 국제면 편집을 담당했다. 1959년에는 홍콩 일간지 명보를 창간했다. 1989년 명보 사장직을 그만둔 뒤에도 1993년 은퇴할 때까지 주필로 활동했다.

진융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엔 ‘진학(金學)’이라는 그의 소설을 연구하는 학문이 생길 정도로 존경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덩샤오핑 전 주석,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도 진융의 팬으로 알려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