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딸바보', '아들바보'가 아니라도 부모들은 생각한다. '혹시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집에 친척이나 친구라도 놀러오면 이러한 호들갑은 절정이다. 우리 아이를 평균적인 성장 발달과 비교하면서 설명한다. '우리 애라서 그런 게 아니라 …', 이렇게 시작되는 얘기는 '다른 아이들보다 1개월은 말이 빠르다', '운동능력이 뛰어나다', '글을 읽는다' 등의 자랑으로 끝난다. 그러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육으로 관심을 갖는다. '모든 아이들은 천재로 태어난다'라는 말이 있지만 부모들은 늘 불안감과 걱정이 앞선다.

수많은 뇌과학자들은 말한다. 뇌는 발달의 적기가 있다고. 부모들이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주기 위해서는 자극이 필요하다고 말히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지만, 이를 실천하는 게 어렵다. 천대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시기 적절하게 아이들의 두뇌를 자극하면서 가능성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때문에 두뇌자극 프로그램은 교육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집에 비싼 값을 주고 잔뜩 사놓은 교재와 교구들을 부모들이 100% 활용하기는 어렵다. 아이들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중고물품으로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김서영 스칸디에듀 대표. 브레인나우를 개발하고 지난 6월 반포동에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김서영 스칸디에듀 대표. 브레인나우를 개발하고 지난 6월 반포동에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김서영 스칸디에듀 대표도 이러한 고민을 가진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스칸디에듀는 우뇌자극 교수법으로 유명한 그렌도만 박사의 플래시 메소드(flash method) 기법을 바탕으로 '브레인나우(BrainNOW)'라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호평과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고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주문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여기에 좌뇌와 우뇌의 균형적인 개발과 실제 프로그램 도입을 위해 올해 오프라인 교육센터인 '브레인디자인스튜디오'를 서울 반포에 열었다. 한 눈에 봐도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고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실내 인테리어였다. 프로그램은 물론 조명부터 마감재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골랐다는 김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지금의 엄마들을 이전 세대와 전혀 다른 엄마다"라고 강조했다. 조기교육을 맞본 엄마 아마 세대들이 부모가 된만큼, 아이들의 교육도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몇년간 ‘엄마’가 된 우리는 조기교육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 투자의 가치를 알고 이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죠. 국내 콘텐츠에 만족하지 못하고 해외 직구를 통해 교육 콘텐츠를 소비할 정도로 열정도 있습니다. "

김 대표 또한 똑똑한 엄마에서 뒤지지 않는다. 그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코리아>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이다. 스칸디에듀를 창업하기 전까지는 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연구했다. 해외 교육 콘텐츠를 연구하면서 우뇌자극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고, 국내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에 바로 '브레인 나우'로 대표되는 회사의 출발점이었다.
반포동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에 전시된 브레인 나우 교재들.
반포동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에 전시된 브레인 나우 교재들.
"한국 교육 현장과 가정에 적합한 우뇌자극 콘텐츠가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엄마 아빠는 똑똑해지고 있는데, 제품과 콘텐츠가 그 속도를 따라가주고 있는 거죠.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오다보니까 그렇더라구요. 국내에 제 아무리 큰 교육콘텐츠 회사로 결국에는 출판사같이 변하더라구요. 저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속도감에 맞춰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의 교육대상 연령은 0~6세다. 이 시기가 우뇌발달의 적기라고 봐서다. 우뇌는 이미지의 뇌로, 상상력 창의력은 물론 학습 능력과도 직결된다. 그렇다보니 우뇌가 많이 발달한 사람은 이미지로 아주 세세한 부분을 기억해내는 ‘포토카피(photo copy)’ 능력을 갖는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대형병원 정신과 교수, 언어교육학 교수, 아동학과 박사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브레인나우의 그림-그림패턴글자-패턴글자-색글자-먹글자까지 이어지는 5단계 패턴플래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한국뉴로피드백연구소 뇌파측정 시험결과 우뇌활성도가 탁월하다는 리포트와 함께, 지난 1월 국제특허를 등록했다. 실험실에서 나온 김 대표는 이처럼 이론을 현실화하는 게 성공한 셈이다.

교육업계에서는 흔치 않게 스타트업으로 성공사례를 만든 김 대표는 또 하나의 목표를 잡았다. 바로 오프라인 교육센터인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다. 지난 6월 서초구 반포동에 직영1호점으로 문을 연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는 '아이들의 생각이 작품'이라는 사명하에 아이들의 생각과 그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인 언어적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포동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에 전시된 브레인 나우 교재들.
반포동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에 전시된 브레인 나우 교재들.
아이들의 두뇌 작품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3개의 공간인 '시냅스 스튜디오 (Synapse Studio)', '뉴런 스튜디오 (Neuron Studio)', '브레인스템 스튜디오 (Brainstem Studio)'로 구성됐다. 입구에는 '펀 스튜디오 (Fun Studio)'가 있어 아이들 스스로가 스튜디오를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공간을 만들었다. 부모들의 휴식 공간인 '크리에이티브 라운지 (Creative Lounge)'도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브레인나우 잉글리시와 뮤직한글은 홈스쿨링으로 엄마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는 브레인나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교육센터인 ‘브레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통해 우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해주는 교육법을 효과적으로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