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국이 28일 경남 김해 정산CC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그는 프로에 입문한 지 11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연합뉴스
박성국이 28일 경남 김해 정산CC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그는 프로에 입문한 지 11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연합뉴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으로 5명의 선수가 나선 연장전에서 박성국(30)이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 11년 만의 첫 우승이다.

박성국은 28일 경남 김해 정산CC(파72·7300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박효원(31), 이형준(26), 이수민(25), 호주동포 이준석(30) 등과 시작한 연장 3차전에서 파를 기록해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4명의 선수가 연장전을 펼친 적은 총 3번(2009년, 1997년, 1985년) 있었으나 5명의 선수가 연장 승부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한 박성국은 돌아온 첫 해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2억원을 획득했다. 이번 우승상금은 그가 지난 11년간 벌어들인 총상금 4억6057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액수다. 이 대회 전까지 상금순위 56위로 내년 시드를 놓칠 위기에 있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걱정을 날렸다.

박성국은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연장 두 번째 더블보기에 그쳤을 때) 집에 갈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전역 후 샷과 퍼트감이 빨리 돌아왔고 우승에 대한 느낌이 왔는데 정말 우승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5명이 출전한 혼전의 연장전은 예상외로 쉽게 정리됐다. 연장 첫 홀에서 박성국과 이준석이 버디를 잡았고 남은 세 명의 선수가 탈락했다.

이후에는 혼전의 연속이었다. 두 번째 홀에서 그린을 공략하지 못해 나란히 더블보기를 적어 낸 둘의 승부는 핀 위치를 바꾼 채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 3차전에서 갈렸다. 박성국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에지 부분에 올렸다. 이준석의 두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다. 그 벙커 샷은 홀을 한참 지나 떨어졌고 박성국은 침착하게 핀 옆에 공을 붙였다. 이준석의 파 퍼트는 빗나갔고 박성국의 파 퍼트가 홀에 떨어지며 승부가 갈렸다.

같은 기간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챔피언스에 출전한 박상현(35)은 이번 대회에 불참하고도 상금왕을 확정했다. 박상현은 올해 3승을 거둬 이 대회 전까지 7억9006만원을 모아 2위 이태희(34)에게 약 3억원 앞서 있었다. 이태희가 이 대회에서 3언더파 공동 6위에 그쳐 남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도 박상현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