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고용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대학생 알바(아르바이트)’ 일자리까지 무리하게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마사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는 올해 기존 경마지원직 근무자 5506명을 전원 정규직에 준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경마지원직은 경마공원 객장의 질서유지나 안내가 주 업무로, 주로 대학생이 지원하는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다. 주 1회 또는 2회를 선택해 일하면 한 달 급여로 30만~80만원을 받는다. 이 같은 아르바이트 성격의 업무와 급여 수준으로 연간 퇴사자가 지난해까지 매년 총원의 절반 가까이 됐다. 경마지원직의 연도별 퇴직 비율은 2015년 44.6%, 2015년 48%, 2016년 44.6%, 2017년 41.4%였다.

올해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는데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9월 말 기준으로 경마지원 직군의 무기계약직 근무자 가운데 27.7%인 1553명이 퇴사했다. 그러자 마사회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1214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추가 채용했다. 김 의원은 “마사회가 정규직화 실적을 늘리기 위해 단순 아르바이트 자리를 무리하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며 “가짜 일자리를 만든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마사회는 퇴직자를 경마지원직에 대거 재취업시켜 다른 직원과 차별화된 고액의 급여를 주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된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명예퇴직자들은 최대 월 500만원을 받으며 최장 12년간 근무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