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내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 자사 제품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라이버시 포털'을 내놨다고 미 IT 매체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의 프라이버시 포털은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의 일반정보보호규정(GDPR)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시험 운용된 것이지만, 미주에서는 사용자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이는 사용자가 그동안 애플 기기를 사용하면서 입력한 개인정보가 어떻게 저장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포털이다.

사용자가 아이폰 캘린더에 가족 생일, 친구 약속, 사업 미팅 등의 정보를 기록해뒀다면 해당 정보를 추적해 그 정보가 사이버 공간에서 도용되지 않았는지 알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 '프라이버시 포털' 론칭…"우리는 개인정보 장사 안 해"
애플은 사용자가 내려받을 수 있는 정보에는 사진, 알림, 일반문서, 웹사이트 북마크, 앱스토어 구매기록, 기기 수리내역 등 기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개인정보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애플이 이처럼 자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를 마치 되돌려주듯이 알아볼 수 있도록 포털을 만든 것은 온라인 개인정보 도용이 심각한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자신들은 이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IT 매체들은 해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사실 우리가 고객을 돈으로 봤다면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 걸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기본적으로 하드웨어(디바이스)를 만드는 제조업체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광고로 수익을 만드는 구조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쿡은 다음 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국제 개인정보보호 콘퍼런스에서 이런 내용으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는 페이스북의 사업구조와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IT 매체들은 풀이했다.

페이스북의 수익모델과 관련해서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을 때 소셜미디어에 문외한인 한 의원이 "페이스북이 어떻게 돈을 버느냐"라고 묻자 저커버그가 "저희는 광고를 합니다"라고 답했던 일화가 IT 업계에서 회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