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빈자리 좀 채워달라" 하소연한 폼페이오 장관
오는 7일 4차 방북을 앞두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 상원을 향해 ‘제발 외교팀이 일 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해 눈길을 끌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작심한듯 “(국무부 내에서)65명의 후보 지명자가 (인준을 못받아)상원에 앉아 있다”며 “이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하는 국무부 고위 관료의 25% 이상”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메넨데즈 상원의원은 전에 ‘문제는 우리가 이번 행정부에서 쇠약한 국무부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며 “우리는 그걸 고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을 했다. 이제는 그와 상원이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지 1년8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국무부 고위관료 자리의 상당수가 비어 있는데 대해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들 65명이 자질이나 직업 의식, 능력이 부족해서 인준을 못받는게 아니라며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미 정부가 인신매매에 맞서 싸우는 가운데 그 책임자가 85일간 인준을 못받았고, 서반구업무 책임자는 204일간 상원에서 발이 묶였다고 했다.

또 이란 문제를 다룰 중동지역 책임자, 러시아 선거 개입 시도를 막을 정보분야 책임자, 대테러 활동 관련 전문성을 갖춘 책임자가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무차관도 2년째 공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어나는 일은 전례없는 일로 (국무부 업무에)실제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조속한 인준을 요청했다. 한국 관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 미 국무부 기자회견장에서 연출된 것이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6~8일 동북아 4개국을 방문한다. 6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을 만나고 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한다. 평양 방문후 7~8일엔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무장관을 만난뒤 8일 중국을 찾는다. 이번 출장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과 2차 미·북정상회담의 중요한 돌파구가 열릴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