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명 영향권"… 항공기·선박 운항 중단 등 피해 시작
슈퍼 태풍 '망쿳'이 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있는 북부 루손 섬을 향해 점차 다가오자 필리핀 당국은 주민 82만여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시속 255㎞의 돌풍을 동반한 망쿳이 15일 오전 루손 섬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하고 북동부 38개 주에 경계경보 1∼3단계를 발령했다.

14일 오후부터 곳에 따라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경계경보는 시간이 갈수록 단계가 높아지고 있다.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항공과 세부항공 등은 오는 16일까지 예정했던 30여 편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다.

또 높은 파고가 일면서 선박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돼 4천600명 이상이 항구에 발이 묶였다.

PAGASA는 2013년 7천3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태풍 '하이얀' 때보다 1m 높은 6m의 폭풍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몬순 강우와 겹쳐 2009년 240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온도이' 때(455㎜)보다 더 많은 550.9㎜의 집중호우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도 망쿳을 카테고리 5등급의 허리케인에 상당하는 슈퍼 태풍으로 분류했다.

필리핀 재난당국은 이에 따라 해안가 저지대와 섬 주민 82만4천 명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선박을 모두 대피시킨 가운데 각급 학교에는 휴교령을 내렸다.

당국은 적어도 520만 명이 태풍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필리핀 적십자사는 1천만 명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망콧이 지나는 곳에 있는 주택 5만5천 채가량이 파손 또는 붕괴 위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재난 당국은 태풍 경로를 24시간 추적하면서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최고 경계태세를 발령해 피해 예방과 구조에 경력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또 관공서 등에 마련한 주민대피소를 정비하고 비상식량을 비롯한 구호물품과 구조 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필리핀은 연간 20개에 달하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데 망콧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태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