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P2P) 금융이 회사 운영자금이나 투자자금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의 새로운 자금처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 등 제도권 금융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대부업이나 사채업자로부터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야 했던 소상공인들도 P2P금융으로 몰리고 있다. P2P업체들을 활용하면 연 10% 안팎의 중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투자자들을 통한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투자자들도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 관련 대출보다는 기업 대출을 활용하면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P2P업체 찾는 중소기업들

기업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P2P업체들은 8퍼센트, 팝펀딩, 펀디드 등이다. 이들은 3~6개 수준의 기업대출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2억~3억원까지 다양하게 자금을 조달한다.
P2P금융, 中企·소상공인 '단기자금 젖줄' 될까
중소기업 대출상품 만기는 보통 1년, 금리는 연 10%대 초반이다. 중소기업들은 P2P대출을 활용해 수백 명의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설비 자금, 자재 구입 자금 등을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쏘카, 야놀자, 패스트파이브 등 유망 스타트업들도 8퍼센트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받았다. 8퍼센트의 중소기업 대출은 담보·무담보가 모두 가능하고 만기 설정이 자유롭다는 점도 기업들이 P2P업체들을 찾는 이유다. 여기에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8퍼센트에서 현재 투자 가능한 기업 대출 상품은 세 가지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에스제이는 자동차부품 및 철강재를 취급하는 업체다. 주로 GM, 현대기아자동차의 배기시스템에 사용되는 파이프 등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이 기업은 일시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 13% 금리에 만기 1년짜리 대출을 모집 중이다. 어묵 가공을 하는 황가네푸드와 콘셉트스튜디오인 디오즈스튜디오도 연 13%를 이자로 돌려주는 1년짜리 대출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도 일시적으로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 제대로 꽃을 피우기 전에 고사할 수 있다”며 “유망 스타트업인 쏘카, 야놀자, 패스트파이브 등도 P2P금융을 통해 대출을 이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의 단기자금 조달 통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P2P대출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P2P금융 업체 펀다는 카드사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매장 매출 등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10% 초반대 중금리로 자영업자들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펀다에 올라와 있는 소상공인 대출 상품은 53개에 달한다. 수제버거 전문점 ‘버거비’를 운영하는 레드팬트리컴퍼니는 운전자금으로 쓸 1억5000만원을 연 10.6%의 금리로 모집하고 있다.
P2P금융, 中企·소상공인 '단기자금 젖줄' 될까
향후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이 P2P대출을 이용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P2P대출은 은행 대출을 받기 힘든 중소기업·자영업자라고 해도 정밀 심사를 거쳐 매출 등 재정 상황만 건실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 등 2금융권에 비해 대출금리도 저렴하다. P2P업체 관계자는 “P2P대출은 은행에 비해 대출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 단기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유용하다”며 “개인이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보다는 부실 위험성도 낮아 투자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기업이 발행한 어음에 투자하는 P2P 상품도 있다. P2P업체 나인티데이즈는 전자어음을 담보로 하는 P2P대출 상품을 중개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이 업체의 누적대출액은 298억원, 8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은 151억원에 달한다. 나인티데이즈 관계자는 “P2P플랫폼으로 자금을 유치해 어음할인을 해주는 상품”이라며 “전체 연체율이 2% 미만인 데다 연 14%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투자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soonsin2@hankyung.com